“나이들어서 깡패 역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인정 넘치는 깡패니 좋게 봐주십시오.”
지난 3월까지 MBC ‘영웅시대’에서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을 연기했던 탤런트 최불암(65)이 이번에는 조직폭력배 보스 출신 건달 역할로
안방을 다시 찾는다.
지난 7일 첫방송된 MBC 월화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에서 최불암은 교도소에서 막 출소해 의지할 데 없는 전직 보스 ‘최범구’ 역을
맡았다. 지난해 출연한 영화 ‘까불지마’에 이어 비슷한 역을 하게 된 데 대해 “정의에는 강하지만 인정에는 약한 우리 세대 깡패 역할이어서
맡았다”면서 “영화 찍을 때 가슴팍을 잘못 맞아 든 멍이 한 달을 가는 등 이 나이에 액션 연기 하기가 어렵기는 하다”며 웃어보였다.
1970∼1980년대 최대 인기드라마 MBC ‘수사반장’의 주연배우였던 그는 이번에 또 경찰 소재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당시 악역 맡은 후배들을 마구 잡아넣어 미안했는데 이제 내가 경찰 드라마에 범죄자로 출연하니 그 되갚음을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는 요즘 부진에 빠져 있는 MBC 드라마들에 대해 “너무 젊은이들 취향에만 맞춰 말초적 재미만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아직도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인정에의 갈증 때문이고 드라마가 삶의 정서를 아름답게 구현해주기 때문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요즘 젊은 연기자들과 선배 연기자들 간의 소원한 관계도 아쉽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상미를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최불암은 “옛날 ‘베스트극장’에 함께 출연한 최진실을 보는 것 같다”면서 “당시 최진실은 모든 걸 감내하고 매사 열심히 하는 배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촬영장에서 다른 여배우와 달리 거울도 안 보고 혼자 열심히 대본을 보는 남상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불암은 또다른 대표작인 MBC ‘전원일기’에서 어머니 역을 했던 탤런트 정애란씨가 10일 별세한 소식에 “70대 나이에도 직접
운전을 할 만큼 독립심 강하고 당찬 분이었다”고 회상하며 “항상 ‘전원일기에서 연기하다 떠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전원일기가 먼저 끝나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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