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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종영한 수목드라마 ‘가을 소나기’는 시청률 2∼3%의 아찔한 저공비행을 보이며 MBC 드라마의
위기를 노출했다. 시청률이 작품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준거가 될 순 없지만 외면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호응은 MBC 전체의 의기소침을 불렀다.
그래서 ‘가을 소나기’의 후속작품은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동시에 슬럼프 극복이라는 사명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
16일부터 시작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밤 9시55분·사진)는 서른 살의 주영재(김민선)가
펼치는 ‘노처녀 성공 분투기’다. 영재는 조명디자이너로서 성공하기를 꿈꾸지만 내세울 것 없는 학벌과 노화의 기점인 30살이란 나이가 발목을
잡는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우연을 통해 소신이 뚜렷한 엄중서(유준상)의 조명디자인 사업에 합류하면서 꿈을 이뤄간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다.
연출을 담당한 이재갑 PD는 “여자에게 있어 사랑과 결혼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침체된
MBC 드라마의 분위기 반전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모든 제작진이 열과 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극의 얼개가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조명디자이너의 세계는 낯선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내 이름은…’의 파티시에와 중첩된다. 또 영재가 엄중서와 옛 애인 박찬하(조동혁) 사이에서
고민하는 삼각관계도 삼순이를 둘러싼 진헌과 옛 애인 현우의 갈등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이 PD는 “외형은 비슷할지 몰라도 내용면에서 기존의
노처녀 드라마와 철저히 차별화했다”며 “신데렐라 성향을 배제했고 남성 중심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여성의 모습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고 반박했다.
‘영재의 전성시대’는 같은 시간에 편성된 KBS2의 ‘황금사과’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서울의 달’ ‘서울
뚝배기’를 집필한 김운경이 극본을 맡은 ‘황금사과’는 작가의 후광에다 앞서 방영된 ‘장밋빛 인생’의 선전으로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에
반해 ‘영재의 전성시대’는 된통 넘어진 앞주자의 바통을 넘겨받은 처지다. 여러 불리함을 극복하고 70년대 중반 한국사회를 뒤흔든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처럼 질주할 수 있을지 이번 수요일에 가늠할 수 있다.
심재천 기자
2005-11-13
(2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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