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돈', 상승세 이어갈까?
MBC TV 특별기획드라마 '신돈'(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이 지난 6일 방송에서 12%(TNS 미디어 코리아)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제 13회로, 지금까지는 스토리 전개를 위한 씨를 뿌리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서서히 상승하리라는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권력의 근처는 커녕 그 밑바닥에서 철저하게 설욕을 씹고 있던 공민왕(정보석), 노국공주(서지혜), 신돈(손창민)이 이제야 서서히 권력에 접근해 가고 있어 사극의 백미인 본격적인 파워게임이 전개될 양상이다.

'신돈'의 초반 시청률 부진은 '낯설음'이란 한마디로 요약된다. 기존 전쟁 장면의 호쾌함을 담은 정통 사극과는 맥을 달리했고, 그렇다고 한 인물을 ?아가며 그의 성공기를 담는 '대장금', '허준' 등의 퓨전 사극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신돈'이 역사서의 단 몇줄의 기록으로 인물을 되살린 것은 '대장금', '허준'과 같지만, '대장금', '허준'이 주인공들의 어릴 때부터 그의 성장까지 차례로 따라가며 '선하고 노력하는 주인공'에 시청자를 동화시킨 반면 신돈은 이런 친절한 방식을 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가는 역사 속의 요승으로 일반인들이 부정적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신돈이란 인물을 '너희들이 이해할테면 이해해 봐라'는 식으로 툭하니 던져 놓았다.

승려라는 신분에 매이지 않고 주색질과 살생을 하며, 딴 세상에서 온 듯한 초탈함을 보이다가도 때로는 하늘을 날고 바위를 쪼개는 초능력을 부리는 신돈은 말 그대로 '생뚱맞은' 이방인으로 보였다.

작가가 이를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무협 신에 극 초반 시청자들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보수적인 시청층은 아예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신돈'의 웃음 '하하하하'가 인터넷 상에서 유행이 되고, 손창민의 사진이 패러디되며 네티즌들의 호응을 부른 것도 이런 신돈의 낯선 모습이 엉뚱하고 엽기적인 코드에 열광하는 네티즌들의 흥미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극의 주요 타깃인 중장년층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그런데 신돈의 서역행 이후부터는 이전부터 언뜻 언뜻 보이는 신돈에 대한 억눌린 자의 분노, 미천한 자의 야망 등이 구체적으로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거리감은 있지만 신돈은 무언가 결핍한 자, 완전히 선한 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악한 자도 아닌, 구도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니 적어도 1인칭 주인공 중심의 사극과는 비껴나 그는 시청자에게 일정 정도 거리감을 두면서도 나름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신돈이 권력의 정점에 서기까지, 즉 종교와 구도의 세계에서 일상과 속의 세계에 접어들지 부분이다. 그의 성장과정이 시청자를 매료시킬 중요한 포인트이다.

사실 지금까지 이 드라마의 고려 왕조 부분은 궁중 내 여성들의 암투나 이를 둘러싼 권력 공방, 희화화 되어 표현되는 전형적인 악인과 충신의 대립으로 이미 시청자들이 많이 보았던 조선시대 정치 사극을 연상시켰다.

그러니 신돈이 등장하는 부분의 구도적인 승려의 장면들과 고려 왕조의 속의 모습은 충돌을 일으켰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 왕으로 등극하는 공민왕, 노국공주가 얼마나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지, 신돈이 이 속의 세계에 어떻게 위로 올라설지가 관건이며, 아마 그것이 시청률을 끌어 올릴 주요한 대목이다.

'신돈'은 주인공과 시청자 사이에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각 캐릭터의 선악과 한계를 또렷이 조명한 점, 조선 이전으로 눈을 돌려 고려와 원나라와의 관계에 주목한 점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사극이다.

이 사극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대하 사극의 방향성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준다는 측면에서, '신돈'의 시청률은 무시할 수 없다. 시청률이 비록 단순한 수치일지라도 '신돈'의 새로운 도전이 젊은 층이 주가 되는 인터넷에서 뿐만 아니라 대형 사극의 단골 시청자인 중장년층에게까지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에 앞서 사극의 투쟁이란 역사 문제와 연극 문제의 싸움이라는 명제를 다시 되짚어 볼 때 정하연 작가가 펼쳐가는 연극의 상상력으로 역사를 제압한다는 색다른 전술이 어떤 식의 승부를 맺을 지도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acti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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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7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