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농익은 "팜므파탈"

“누구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 세월에 순응하는 아름다움만이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

탤런트 김혜리가 한결 우아해진 아름다움으로 안방극장을 장식하고 있다. MBC 사극 ‘신돈’(극본 정하연ㆍ연출 김진민)의 기황후 역으로 1년반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혜리에게선 예전의 아름다움과 함께 차분한 여유가 묻어 나온다.

이에 대해 그녀는 “항상 청춘을 꿈꾸기보다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혜리는 올해로 연기 활동 18년째에 접어든 ‘고참’이다. 지난 1988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출발해 시원시원한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연기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시간 앞에 장사 없듯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다소 시들해졌다. 하지만 김혜리는 세월에 순응하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갔고 ‘신돈’의 기황후를 통해 다시금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은 영원할 것 같았고 항상 연예계의 중심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나이 다운 아름다움과 위치가 의미 있을 뿐인데…. 그래도 나는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조금은 젊은 대접을 받는 것 같아 즐겁다.”

김혜리에게 연기 활동을 중단한 지난 1년반의 시간이 좋은 약이 됐다. 잦은 결혼설과 결별, 음주운전 등으로 자주 구설에 올라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 기간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의욕을 다졌다. 연기에 대한 갈망도 깊어졌다.

“(구설에 오를 때마다)너무 당혹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항상 곁에 있던 사람을 떠나 보내 의지할 사람도 없었기에 더욱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사람들이 무서웠고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연기 외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다시 연기를 하기 위해선 나를 바꿔야 했다.”

김혜리는 그 동안 무려 7편의 사극에서 4개국 왕비를 연기해 ‘왕비 전문 연기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신돈’에선 전혀 새로운 왕비상을 보여주고 있다. 기품어린 모습 보다는 간드러진 음성과 섹시한 외모로 퇴폐적인 왕비의 카리스마를 과시하고 있다.

잦은 결혼설과 결별에 대해 넌지시 물어봤다. 그녀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결혼 상대자로 보니 잘 맞지 않아 떠나 보냈다. 결혼 준비는 20년전부터 철저하게 해왔는데 잘 안 된다. 누구보다 빨리 결혼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라며 살포시 웃었다.


스포츠한국 이동현 기자(kulkuri@sportshankook.co.kr) / 사진 임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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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5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