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 속 코스프레 <신돈> 엑스트라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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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 거참 화려하다." 주말 저녁 TV 를 켜니 목구멍에서 절로 탄성이 세어 나왔다. 고려 황제의
황금 비단옷, 원나라 황후의 화려한 머리장식, 웅장한 궁궐 모습과 고려 상궁들의 우아한 옷 맵시까지. TV 사극 속 세상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MBC 대하드라마 <신돈>의 대규모 세트장과 화려한 볼거리에 빠져 있는 기자에게 동생이 한마디
한다. "언니도 한번 해봐라." 깡기자의 원더랜드 '사극 엑스트라 체험' 은 그렇게 시작됐다.

◀ 사극 속 코스튬플레이를
하다 ▶

새벽 4 시 30 분, 사방은 칠흑같이 어둡고 조용하다. 평소 같으면 한참
잠에 빠져있을 시간, 쌀쌀한 공기를 맞으며 서울 여의도 MBC 공개홀 앞에 속속 사람들이 도착했다. 드라마 <신돈>에 출연할
40 여명의 엑스트라들이었다.
 세트장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는 엑스트라 배우들
모두 새벽부터
부리나케 달려오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 모두 모여주세요 !" 현장 인솔자가 인원 체크를 끝내자 사람들은 MBC 라는 로고가
크게 쓰여진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잠시 후 버스는 새벽 공기를 가르고 <신돈>세트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 백암면 용천리 일원으로
출발했다.
MBC 주말 대하드라마 <신돈>은 총 제작비 170 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인 만큼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하도록 애썼다고 한다. 때문인지 거대한 세트장과 분장을 통한 개성 강한 캐릭터, 휘황찬란한 궁중 의상은 지금까지
본 어떤 역사 드라마보다 뛰어나다.
 다양한 의상이 구비된 콘테이너
<신돈>의 엑스트라
연기도 주연 못지않게 만만치 않다. 맡은 역할에 맞게 의상을 여러 번 갈아입어야 하고 무거운 머리장식도 신분에 따라 공들여 바꿔줘야
한다. 한 컷을 위해 새벽부터 강행군을 벌여야 하고, 화장실은 물론 식사를 제 때 챙겨먹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1 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용천리 일원의 산길을 따라 20
여분을 더 달리니 세트장에 다다랐다. 현재 시각은 새벽 6 시. 산 속이라 그런지 아직 주변이 캄캄하다. 오전 7 시, 분장과 의상을
맡은 스태프들이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제일 먼저 간 곳은 의상을 구비해 놓은 대형 콘테이너. 같이 차를 타고 온 현장 인솔자와 드라마
조감독이 그날 촬영할 드라마 시나리오를 보고 잠시 협의하더니 엑스트라들에게 배역을 정해줬다.
◀ 안녕하세요 기녀 5 번입니다 ▶

깡기자가 이날 경험한 배역은 고려시대 평민과 상궁, 원나라 기녀 등 3 가지나 된다. 신분과 국가를 넘나들며 3
인의 인생을 사는데 소요된 시간은 반나절이다. 드라마가 아니고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사극 엑스트라에 필요한 준비물
현대극은 상황에
따라 정장이나 캐주얼, 구두 등을 엑스트라가 준비해 와야 한다. 이에 비해 사극은 의상이나 신발을 준비할 필요 없다는 점에서
편하다. 문제는 겨울이다. 한복 의상은 매우 얇다. 특히 산에서 촬영이 이뤄지면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방한용으로 의상 안에 입을
내복, 버선 안에 신을 양말 2 켤레, 쉴 때 추위를 막아 줄 가디건, 담요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퍼머나 염색머리는 사극에
출연할 수 없다. 지나치게 짧은 머리 역시 분장하기 힘들다. 손톱의 매니큐어는 물론, 귀걸이, 목걸이 등 모든 장신구는 촬영 시
금물이다. 방송국 녹화와 달리 야외 촬영 때에는 메이크업 담당자가 없을 경우가 많다. 맨 얼굴로 갔다가 화장품 빌리러 뛰어 다니고
화장실에서 화장할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사극이 현대극보다 준비물이 적다고 촬영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전쟁 장면이
있으면 진흙 위에서 뒹굴어야 하고 뜨거운 여름에는 두꺼운 갑옷을 입고 죽어라 달리기도 해야 한다. 턱수염 분장은 애교다. 왜군 역할이라도
맡게 되면 보기에도 민망한 대머리 분장을 해야 한다. 여담으로, 400 명이나 되는 엑스트라들이 수많은 해상 전투신을 찍었던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은 엑스트라 사이에서 '출연 기피대상 1
호' 로 꼽히기도 했다. |
 엑스트라 배우들이 분장사의 도움을 받아 수염을 붙이고
있다.
처음 맡은 역할은 원나라 궁궐의 기녀. '헉, 기녀라니..' 처음 배정을 받고 조금 난감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무척 부러워한다. 기녀는 화려한 의상 때문에 여성 엑스트라 사이에서 인기가 꽤 높다고 했다. 하늘거리는 치마와 선이 고운 소매,
자수가 곱게 수놓아진 비취색 의상은 첫 눈에도 꽤 고급스러워 보였다. 의상의 목 부분이 조금 파여 있어 쌀쌀한 날씨에도 옷 안에 내복이나
라운드 티를 입지 못하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주연 배우들은 전용 탈의실에서 편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엑스트라들은
콘테이너나 버스 안에서 남녀가 서로 부대끼며 옷을 갈아 입어야 했다. 기녀 의상을 처음 받아 들고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고민했다. 다행히
주변에 엑스트라 고수가 있어 자문을 받아 어렵지 않게 옷을 입었다. 저고리에 해당하는 윗도리와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고, 그 위에
두루마기처럼 생긴 대수포를 입으면 됐다.
문제는 머리 치장이었다. 두 세 명의 미용 담당자가 40 여명의 엑스트라들에게 머리 분장을
해주는데 차례를 기다리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 겨우 머리 장식을 했다. 당시 시대상으로는 이마를 살짝 가린 귀여운
애교 머리나 퍼머 머리는 가당치도 않은 일. 앞 머리는 모두 올백으로 넘기고 남녀 구분 없이 긴 생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온다.
기녀 헤어스타일이다.

엑스트라들이 순서를 기다려 머리 분장을 하고 있다. 이 참에 <신돈>의 원나라 기녀 헤어 스타일
연출법을 간단히 소개한다. 1. 우선 머리 윗부분에 풀처럼 끈적임이 강한 왁스를 범벅으로 바른다. 이 때 최대한 두상에 머리카락을 쫙 ~
붙여야 스타일 제대로 나온다. 소위 말하는 '올백' 이다. 미용담당자가 왁스를 어찌나 많이 발랐는지 머리 속까지 뻣뻣했다. ( 이마가
넓다면 긴장해야 한다. 거울을 통해 훤하게 드러난 이마가 무척 부담스럽다.) 2. 올백한 머리를 말 꼬랑지처럼 비스듬히 뒤로 묶는다. 이때
한 올의 머리카락도 허용치 않는다. 머리카락을 너무 바싹 당겨 이마가 당기고 눈썹이 올라갔다. ( 표정 관리 하느라 혼났다.)
3.
묶은 머리 바로 위에 밥그릇을 엎어놓은 것처럼 둥글게 말린 가발을 얹는다. 머리 위에 알록달록한 구슬 장식을 붙인다.
미리
말하는데 분장전용 왁스는 참으로 고약하다. 분장할 때도 사용감이 불편하지만, 집에 가서 머리 감는 데에는 더욱 고생했다. 무려 6 번 ! 이나
비누와 샴푸질을 번갈아 하고 나서야 겨우 왁스를 씻어 낼 수 있었다. 샴푸 후 수없이 빠져버린 머리카락을 부여 잡고 통곡할 뻔
했다.
기녀를 연기한 사람은 기자를 합해 모두 6 명. 오전 8 시 30 분, 드디어 촬영을 위해 세트장으로
향했다.

 용인 세트장 전경
세트장에 들어가니 화면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 MBC 와 용인시가 110 억원을 공동출자해 건립한 초대형 세트가 1 만 3,000 평 부지에 정교하게 세워져
있었다. 고려후기 공민왕 재위기간에 망월대로 불리던 왕궁과 사찰, 개성의 민가, 저잣거리, 성벽 등을 전문가의 자문과 역사 자료를 토대로
재현했다고 했다.
또 고화질 디지털 방송에 대비해 세트의 하단부 석구조물인 기단을 비롯, 골격 및 가구재, 단청, 기와 등과 같은
모든 마감재를 100% 실제 재료로 가공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특수 가공기법을 도입해서인지 목재표면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흔적이 실제
역사 속 공간으로 들어간 기분이다.
 기황후 뜰에서 이뤄진 촬영 모습
오늘의 첫 장면은 원나라
기황후 처소 뜰에서 이뤄졌다. 눈부신 황금색과 강렬한 붉은 색으로 꾸며진 이곳은 카리스마 넘치는 기황후의 위풍을 엿볼 수 있었다. 기황후인
배우 김 혜리 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뜰에 들어서면 40 여명의 궁녀와 환관들이 모두 머리 숙여 절하는 장면이다. 대사도 있다. 기황후의
등장과 함께 "경하 드리옵니다. 황후폐하, 태자전하" 라고 엄숙하게 말해야 한다.
세트장에 기황후를 연기하는 배우 김혜리 가
나타났다. 기황후라 그런지 의상도 화려하고 가발을 이용해 커다랗게 틀어 올린 머리는 기괴할 정도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김진민 PD
가 "레디 고 !" 를 외쳤다. 참으로 간단한 장면인데 인원이 많아서인지 자꾸 NG 가 났다. 대사는 씹히고 고개를 숙인 각도도 다들
멋대로다. 사인에 맞춰 제 때 무릎을 꿇지 않는 환관도 있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반사판을 든 스태프의 손길도
바빠졌다. 이때 실수로 카메라에 스태프가 찍히는 바람에 다시 한번 NG.
 엑스트라 사이에서 깡기자를 찾아보시라
김 PD 가 스피커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제발 한 번에 갑시다.
그리고 거기 엑스트라들 줄 좀 맞춰요 ! 뒤에 6 번 기녀 허리 숙이라는데 왜 자꾸 말 안 듣는 거야 !"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깡기자는 기녀 5 번.. "허리 숙였는데요." 억울하다는 듯 기녀 6 번이 뽀로통하게 말했다.
이번에는 기황후의 발걸음이 너무
빨라 카메라가 이를 놓쳐 또 다시 NG. 다리는 휘청거리고 배도 고프다.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힘든 촬영에 슬슬 짜증이
났다. '이렇게 힘들 줄이야 …' 나중에 카메라에 찍힌 얼굴을 보니 다소곳해야 되는 궁녀의 표정이 마치 기황후를 암살하러 온 자객처럼
험상궂게 나왔다. 촬영 2 시간 만에 드디어 '컷' 사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방송으로 치면 2 분짜리
장면이었다.
◀그 놈의 비행기 때문에 ▶

가운데 확성기를 들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김진민 PD 다 촬영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리나케 분장실로
뛰어갔다. 이제 고려 의상으로 갈아입어야 한단다. 다음 장면은 고려시대 개경의 성문 앞과 기황후의 오빠인 기철의 집 뜰에서
진행됐다. 후다닥 콘테이너로 뛰어 가니 고려 평민 의상을 준다. 원나라 궁궐 기녀에서 2 시간 만에 고려 평민으로 국적과 신분이
바뀌었다.
모국으로 돌아온 것은 기뻤지만 평민 옷은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칙칙한 옷 색깔은 둘째치고, 여기저기 흙도 묻어 있고
심지어 쾌쾌한 냄새까지 났다. 드라마 의상이라지만 화려하고 깨끗한 궁녀의 옷을 입다가 지저분한 평민 옷으로 갈아 입으려니 왠지
찝찝하다.
다시 세트장에 집합했다. 첫 번째 촬영과는 달리 매끄럽게 진행됐다. 그런데 갑자기 감독이 "NG!" 라고 외친다.
다들 긴장했다. 알고 보니 하늘 위에 유유히 떠 있는 비행기가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던 것. 고려시대 개경 상공에 비행기가 떴다면 아마 당대
최고의 UFO 사건으로 기록됐을 거다.
간단한 촬영 스케줄이 적힌 종이
비행기가 지나갈 때까지 잠시
휴식. 조금 뒤 촬영은 진행됐다. "NG!" 이때 스태프가 외쳤다. "비행기 또 한 대 지나갑니다 !" 비행기가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만큼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시 촬영이 개시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철을 연기한 배우가 말에 올라타다 미끄러졌다. 또 다시 NG 다. 전의를
가다듬고 다시 촬영을 하려는데 감독이 소리쳤다. "또 비행기다 !" 사람들이 쑥덕거리며 불만을 터뜨렸다. "대체 오늘 공항에 무슨 일
있는 거야 ? 왜 이리 비행기가 많이 뜨지 ?" 오늘처럼 비행기가 원망스러운 적은 처음이다. 그렇게 또 다시 비행기를 보내야 했다.
덕분에 5 분이면 찍을 장면이 40 분 만에 끝이 났다.
인터뷰

"이제 내 집처럼 편안해요." <신돈>2 회 촬영 때부터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엑스트라로 참가했다는 이은영 씨 (29). 드라마 촬영장이 마치 안방처럼 편하다며 애교 섞인 너스레를 떤다. 이씨는 <신돈>의
베테랑 엑스트라답게 촬영장에서 초보와 막내 엑스트라들을 챙기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줬다.
그녀는 연속 출연 덕에 웬만한 단역은
다 맡아 봤다고 한다. 궁녀, 기녀, 나인, 평민, 소실, 시녀 등 고려와 원나라를 넘나들며 갖가지 삶을 살아 봤다. 지금까지 입어 본
가장 예쁜 의상을 묻자 주저 않고 '원나라 소실' 이라고 답했다. 머리 모양이나 의상이 왕족 못지 않게 무척 화려하단다.
그녀는
귀엽고 앳되 보이는 외모와 달리 2 살 박이 아이가 있는 유부녀다. 평범하기만 했던 이씨가 엑스트라가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다. 지난 6 월 단역배우를 하는 친구가 모 기업광고에 나올 엑스트라가 필요하다며 그녀에게 부탁을 한 것. 호기심으로 출연하게
된 게 이제는 훌륭한 부업이 돼버렸다. 이씨는 매번 다양한 의상과 분장을 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에 빠져 지낸다. "두 눈 크게 뜨고 화면
중간 중간에 숨어있는 '드라마 속 내 모습 찾기' 를 해보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더라고요." |
◀ 고려 궁궐에
입궁하다 ▶
 개경 성문 앞에서 그날 최고의 인기 엑스트라 말과 함께 한
컷
점심을 먹고 한 시간 뒤 촬영이 시작됐다. 깡기자가 오늘 체험한 엑스트라의 최종 신 (scene)
이다. 평민으로 신분 하락했던 깡기자가 이번에는 궁에 입궐했다. 고려 상궁 3 번이다. 살아오면서 깡기자가 했던 머리 치장 중 상궁의 헤어
스타일은 최고의 고난이 테크닉을 필요로 했다. 가발을 이용해 머리를 틀어 올리는데 무려 20 여분이나 걸렸다. 붙인 머리가 어찌나 큰지
얼굴보다 머리가 더 크다. 원래 머리카락의 무게에 가발까지 더해져 무척 괴롭다. 게다가 무수하게 꽂힌 머리핀의 압박에 머리 속이
욱신거렸다. 결혼식 날 신부 머리 치장을 하는 기분이 이런 걸까 ?
 쉬는 시간에도 다들 분주하다. 초보 엑스트라 깡기자는 다소 긴장한
표정
상궁 5 명, 군졸 및 환관 여러 명과 함께 고려 궁궐의 선경전 뜰로 이동했다. 이번 장면은 기황후의 또
다른 오빠인 기원이 원나라에서 동생이 보낸 사신이 온다는 말을 듣고 처소에서 급히 뛰어나오는 장면이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감독이 일부러
카메라에 잘 잡히는 명당 자리에 기자를 배치해줬다. 친절한 감독님이다. '레디 고' 사인에 따라 카메라가 분주히 돌아가고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긴장된 순간이다.

역시 이번에도 복병은 숨어있었다. 원나라 사신이 온다는 전갈을 전하러 온 전령이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
조립식 나무 계단이 부서져 버린 것이다. 다행히 배우는 다치지 않았다. 스태프들이 달려 들어 계단을 다시 조립한 끝에 무사히 촬영은 진행될
수 있었다.
배우가 미끄러지고 대사를 실수하는 등 지루한 재촬영의 시간이 반복됐다. 고개도 뻐근하고 허리도 아프다. 그런데
신분이 왕족이 아닌 상궁이라 마음대로 얼굴 한번 들지 못했다. '아, 엑스트라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어렵게 감독의 '컷' 사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드디어 집에 갈 시간이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서인지 무척 피곤하다. 서울로 가는 버스 속에서 사람들은 말없이 자고 있다. 걔 중에는
틈틈이 찍은 사진을 보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오늘 하루 630 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고려 시대 평민과 원나라 기녀를 경험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반나절. 색다른 경험임에는 분명하다. 되돌아보면 촬영하는 시간보다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 엑스트라의
연기가 주연보다 빛나는 것은 지루한 기다림과 고된 촬영에도 즐겁게 맡은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숨은 열정 때문이다.

<신돈>은 총 60 부작으로 제작된다. 11 월초 이제 막 10 부작을 넘긴 <신돈>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그리고 <신돈>의 파란만장한 엑스트라 연기도 이제 시작이다. 주말 저녁, 직접 고생하며 출연한 드라마를 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엑스트라를
하려면?


색다른 재미를 찾고자, 생계를 위해,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여러 이유로
엑스트라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엑스트라를 하고 싶다면 간단히 클릭 몇 번만으로 인터넷에서 전문보조출연 업체를 찾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업체들이 각 방송국 프로그램 및 영화사들과 계약을 해 활동하고 있다. 보조출연 참가 방법은 홈페이지에 자세히 안내돼 있으니
참고. 드라마 <신돈>의 엑스트라 대행업체 월드 캐스팅넷의 담당자는 "요즘은 임시 고용배우라는 뜻의 '엑스트라' 보다 '보조
출연자' 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고 귀띔했다.
엑스트라는 촬영을 위해 새벽에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약속엄수는 필수다.
기다리는 대기시간도 무척 길어 인내력도 요한다. |
KTF굿타임진 강시내 기자 /
사진 신재범 <저작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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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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