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돈`이 `징기즈칸`을 못 잡는 이유가 몇 가지 제시됐다. 시청자들은 고려 말
원의 지배를 벗어나기 위한 신돈의 개혁에 초점을 맞춘 MBC 주말사극 `신돈`이 고려를 핍박했던 원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낮은 것을 의아해 하며 그 이유를 찾았다.
`신돈`역인 손창민의 말투가 `퓨전화`해 어색한 데다 촌스럽게 호방한 분위기로만 그려져 `그림`이 시청자를 끌지 못한다. 손창민이
저잣거리에서 권문세족의 병졸들을 상대로 보여준 공중부양 무공은 무슨 `불량신돈`을 연상케 했다. 과도한 회상신도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또
스님 이야기에 팔관회 등 불교 분위기가 물씬 풍겨 타 종교를 믿는 시청자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 등등 시청률 부진의 이유들이 나왔다.
그러나 `신돈`의 시청률 부진의 원인을 이런 방송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방송외적인 `정치사극의 실종`에서 찾는 분석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킨다. 드라마 전문 사이트인 `드라마몹`의 이성주는 `10월 1주차 드라마 판세분석`을 통해 "2002년 KBS의 `명성황후`를 끝으로
대한민국에는 근 4년 동안 `신돈`과 같이 제대로 된 `정치사극`이 실종했었다. 이후 시청자들은 의례 사극하면, 장희빈이 나오는
궁중암투(`여인천하` `왕의 여자`), 허준이 나오는 퓨전사극(`허준` `대장금` `상도` 등), 대규모 전투가 나오는 대하사극(`불멸의
이순신` `용의 눈물` `태조왕건` 등)만이 사극이란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고 썼다.
그는 이어 "특히 KBS가 근 8년간 대하 사극 시리즈물을 개척하면서 사극이란 호쾌한 볼거리와 전쟁이 나와야 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전쟁사극이 나오기 전까지 대한민국 사극계를 양분했던 것이 `장희빈`식의 `궁중암투`아니면, `한명회`식의
`정치사극`이었다"면서 "정치사극의 대부인 정하연 작가가 다시 그 맥을 잇겠다고, `명성황후`이후 4년 만에 `신돈`을 들고 나왔지만,
시청자들의 입맛을 되돌리기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동시간대 KBS의 `칭기즈칸`이 `신돈`을 누르는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며 이미 시청자들은 사극하면 화려한 볼거리라는 공식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극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사극은 퓨전화하면서 영웅이나 권력자보다는 서민이나 여성(`다모` `대장금`) 등
비권력자를 내세우고 왕조사보다는 일상사를 다룬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신돈`은 현대(극)에도 소외받은 정쟁과 정치개혁을 다루는 등 요즘
트렌드를 거스르고 있어 `징기즈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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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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