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황후’ 김혜리, “악녀나 요부보다는 여걸로 그려주세요”
|
MBC 주말역사극 ‘신돈’(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에서 ‘기황후’ 역을 맡은 김혜리가 강한 카리스마 연기를 펼쳐 주목받고 있다.
‘조광조’ ‘왕과비’ ‘태조왕건’에 이어 왕비
역할만 벌써 4번째지만 기존 왕비의 모습과는 크게 다른 기황후 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눈에 확 띄는 기황후의 의상과 액세서리는
압권이다. 시청자들은 ‘신돈’의 시청률이 예상외로 저조해 짧은 출연 분량에도 강력한 ‘포스’(힘)를 내뿜고 있는 김혜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원나라에 공녀로 보내진 후 순제의 눈에 반해 황후가 되자 곧 반대세력을 몰아내고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기황후는 고려 정세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다. 김혜리는 그런 인물을 화려하고 요염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눈빛 연기와 인상 쓰는 연기는 KBS ‘해신’에 나온
자미부인(채시라)처럼 ‘팜프 파탈’을 연상시킨다.
특히 강릉대군(공민왕)에게 수모를 준 대사인 ‘피 한 방울 묻혀 본 적 없는 손으로 무슨
고려의 국왕을 하느냐’(2일)와 ‘쿤란태자의 숨통을 조일 것이다’(15일 예고편)고 말할 때는 섬뜩함 마저 느끼게 한다.
기황후는 황후라는
권력을 믿고 원나라는 물론 고려의 권세를 한손에 쥐었으니 부정적인 면이 없을 수 없다. 특히 만행을 일삼은 기철과 기원 등 그녀의 오빠로 인해
기황후 이미지는 후세 사가들에 의해 더욱 왜곡됐다.
그러나 공녀 제도를 폐지시키고 고려가 원의 일개 성(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등
고려를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공헌도가 높은 인물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기황후를 지금처럼 부정적 이미지의 요부로만 그리지 말고 리더십이 있고
야망도 있는 여걸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배출한 대제국의 황후를 너무 부정적으로 표현하는군요. 기황후는 고려
왕실과 조정에서 미인계로 나라를 구한 여인이죠. 고려가 원에 흡수되는 것을 막으신 분이죠.”(이필주) “100% 악역은 설득력이 없고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좀 중화시키는게 어떨까요?(최인용) “고려 출신으로 원의 황후가 되어 원의 실력자들을 하나씩 역모죄로 처단하는 것을
보면 기황후는 원나라의 바이러스가 틀림없어요.근데 이게 결과적으로는 원을 약화시키고 고려를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군요. 특이한
캐릭터네요.”(장영수) 여자가 똑똑하면 무조건 표독스러운 악녀로 만들어 버리는 우리 사극의 속성을 감안해 기황후를 ‘총명한 악녀’
정도로라도 만들어줬으면 하는 시청자의 바람을 제작진이 수용할 수 있을까.
서병기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5-10-13
(01:18)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