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현 스님을 연기한 사람이 누구지?"
MBC 대하드라마 '신돈'(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의 첫 회가 방송된 후 극중 원현을 연기한 배우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첫 장면에서 신돈(손창민)에게 "왜 그만한 힘이 있으면서도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느냐"고
절규하는 원현의 모습은 시청자의 뇌리에 파고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어 권좌에 오르기 전 신돈과 어울리는 처음 부분에서는 권력을
논하는 정치가가 아니라 신돈의 장난에 매번 당하면서 "자꾸 이러시면 노스님께 이를 것이다"고 울상짓는 천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
사람 안에 여러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배우이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인 듯 천연덕스럽게 변할 수 있는 힘은 원현을 연기한 오만석이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쌓아온 내공 덕분이다.

뮤지컬 '헤드윅', '사랑은 비를 타고', 연극 '이'와 '갈매기'에서 주목받았던 오만석은 공연계의
신인으로 기대받는 배우이다. 그런 오만석을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TV 드라마든 연극이든 똑같은 무대이고, 배우는 연기를 할 뿐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TV 드라마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예요. 이전 야인시대에서도 잠깐 나왔었고. 하지만 뮤지컬이나 연극 배우로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거예요. 연극과 뮤지컬을 하다가 좀더 화려한 TV로 나가는 거냐고 눈을 흘기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오히려 이런 식의
장르 교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TV에 나왔던 사람이 공연에 다시 나오면 공연계도 좀더 활성화 될 수 있을테고..."

고려 말 세상을 뒤집어 버리겠다는 신돈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오만석은 신돈과 같은 꿈을 꾸며 한 곳을
바라보는 원현 스님 역을 연기하고 있다.
막상 TV 드라마에서 이렇게 큰 역을 맡아보기는 처음이라는 그는 "원현은 역사 속에는 없는
인물로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앞으로 어디로 튈 지는 모르는 인물이다"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는다.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배우로서 매력적인 역이라 생각했어요. 인물의 변화 폭이 크잖아요. 나중에 신돈을 배신하지만 악역은 아니죠. 원현은 때로는
감초 역할도 하고, 때로는 극의 가장 중심되는 부분까지 넘어들어가고, 어떨 때는 신돈의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니까요. "
자신의 역에
대해 설명하며 그는 원현이 마치 가롯 유다와 같은 인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극 초반에 이미 권력을 쥔 신돈이 더 나가기를 거부하자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배반자를 연기하며 오만석이 느낀 감정은 일종의 연민이었다고 한다.
"사람에게는 내가 원하는 바와 원하지만 할
수 없는 바가 있?아요. 하지만 사람이 비록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원하는 것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죠. 그리고 원현에게 신돈은 내가 아무리
원하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을 실현해주는 영웅이죠. 그러니까 나중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원현이 느끼는 좌절과 원망은 신돈 자신에게 향하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오만석은 자신의 역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지면서도 날카로운 거리두기를 함께 한다. 프로답다고 한 마디 하자
막상 자신은 드라마에서는 초짜일 뿐이라 한 발 물러선다.
"관객을 바로 앞에 두는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달리 드라마는 방송되고 나서
시청률을 보고 나서야 반응을 알잖아요. 그 부분이 조금 어색해요. 1~2회를 찍으며 충분히 작품성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쨋든 시청률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좋으면 인정을 받을 것이라 생각해요. 연극이나 뮤지컬이나 처음에 좌석을 소수만 메우고 시작해도 결국 작품이
좋으면 성공하게 되거든요."
그는 일부 시청자들이 낯설어 하는 신돈의 초인적인 무술도 자신은 일종의 공력이 존재하는 세계라
이해한다고 설명한다. 이제 막 말을 시작한 3살배기 딸은 아빠가 나올 때보다 손창민씨가 나와 날아다닐때 더 좋아한다고 한다며 한 바탕 웃는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나와 곤경에 처할 때면 나름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심각해지는 딸 때문에 다시 웃는다는 오만석.
이 사람이 가진
다채로운 배우로서의 얼굴들 보다도 딸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웃는 그의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 오만석은 현재 신돈 촬영과 함께 뮤지컬 헤드윅의
부산 공연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다음 주 '신돈'에서는 중국의 사막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찍은 고행 부분이 방송될 테니 기대하라는
한 마디도 있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석현혜 기자(action2joynews24.com) 사진 김동욱 기자(gphoto@joynews24.com) (Copyright ⓒ 조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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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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