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훈, "2년간 인생공부 밝은 웃음으로 돌려드릴게요"
◆주말데이트 / 드라마 두 편으로 복귀하는 탤런트 윤다훈◆

윤다훈은 아무리 봐도 동안(童顔)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둘. 하지만 도무 지 40대로는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30대 중반이나 되어 보일까, 잘 하면 열 살도 접고갈 정도다. 그 덕에 항상 나이보다 어린 역만 맡았다. 배우는 배역 나이로 살아간다는 말을 생각하면 대단한 행운이다. 윤다훈 말을 빌리면 "아버 지 어머니가 다 동안인 덕분"이라고 한다.

8일부터 시작하는 MBC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로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나는 윤다훈은 이번에도 서른일곱 노총각으로 나온다. 수입차 영업과장인 재원은 어 려서는 장남으로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지만 자라면서 집에서는 구박덩어리, 밖에서는 돈 많은 여자를 찾아 팔자 고치려는 허풍쟁이가 된다. 하지만 정도 애교도 많은 데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떨치지 못해 늘 남 일에 끼어든다. " 실제 저와 너무나 비슷한 캐릭터예요. 가족관계도 할머니, 부모님에 2남1녀 중 장남인 것도 똑같고요."

한편 윤다훈은 이달 말부터 KBS 아침드라마 '걱정하지마'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초등학교 동창 딸과 결혼하는 외과의사로 출연한다. 겹치기 출연을 잘 하지 않 는 그가 6개월 동안이나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하는 강행군을 하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동료 탤런트와 벌인 술자리 싸움이 빌미가 돼 출연하고 있던 프 로그램에서 도중 하차했고 절치부심하며 복귀작을 고르다 보니 2년3개월이 훌 쩍 지나갔다.

공전의 히트작인 '세친구'에 기대기 싫어 같은 감독이 연출하는 인기 시트콤 ' 프란체스카' 출연 제의도 마다했다. 공교롭게도 '걱정하지마' 출연을 결정하자 마자 '결혼합시다' 섭외가 들어왔고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내 거다 싶은 욕심 에" 둘 다 하기로 했다.

방송을 쉬는 동안 윤다훈은 난생 처음 절망했다.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 한 자책을 떨칠 수 없었고 미래를 기약할 수도 없었다. "처음 1년은 아무것도 못했어요. 캐나다 이민을 알아보기까지 했어요." 다행히 친구 많은 윤다훈답게 주변의 격려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데뷔한 지 21년이에요. 그 중 2년3개월은 그리 긴 게 아니라고 마음 먹었지요."

그리고 윤다훈은 뒤를 돌아보았다. 스물 갓 넘어 연기가 하고 싶은 마음에 방 송국을 돌아다니며 무작정 인사만 하기를 몇 개월. 간신히 '3840 유격대' 단역 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언제나 조연, 그것도 딱히 그가 아 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배역들이 대부분이었다. 함께 출연했던 심은하 이병 헌 등은 어느새 저만치 올라섰다. "저에게는 스타란 자리가 영영 오지 않을 줄 알았죠."

그러다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됐다. 시트콤 '세친구' 때였다. 천하 의 한량에 툭하면 '작업'에 나서는 바람둥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윤다훈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연기를 인정받았고 그해 CF 32개 출연 기록도 세 웠다. 처음에는 역시 조연이었다. 그러나 주연이던 신동엽이 도중하차했고 그 자리에 자신을 2~3회만 써 보라고 사정했던 것이 오늘날 윤다훈을 만든 것이 다. " '세 친구' 후 몇 년은 날아다닌 것만 같아요. 너무 기고만장해 그런 일 도 생긴 거지요. 이제 초심으로 다시 연기할 생각입니다." 괴로웠던 시간이 그 에게 준 깨달음이다.

윤다훈은 연기에 전념하고자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골프용품 숍도 정리했 다. "1년 365일 중 낮술까지 400일 술 먹는다"고 할 정도였던 그가 술도 딱 끊 었다.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7㎏을 감량해 지금은 '세친구' 때보다 10㎏ 적게 나간다.

다시 돌아온 촬영장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특히 코미디 성격이 강한 '결혼합 시다'에서는 특유한 애드리브도 슬슬 발동을 걸고 있다. "혼자 있을 땐 우울해 하다가도 남들과 있으면 밝고 명랑해지는 성격이에요.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밝은 웃음 보여드릴 겁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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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7 (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