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 뗀 MBC 사극 '신돈'의 정하연 작가
MBC 60부작 주말사극 '신돈'의 정하연(60.사진) 작가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24일 첫 방영분이 10%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9.9%)을 기록하자, 다음 회 시청률이 6% 밑으로 떨어지는 '악몽'까지 꿨다. '아내''명성황후''왕과 비'(이상 KBS) 등 화제작을 집필했던 이 베테랑도 시청률의 덫에선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모양이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신돈'은 170억 원대의 막대한 제작비와 중국 현지 로케 등으로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종영을 앞둔 일일극('굳세어라 금순아')을 빼곤 내세울 것 없는 MBC의 기대주이기도 하다. 작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초반부터 막강한 적을 만난 것 같아요. 생각보다 재미있던데요."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작가는 경쟁작인 SBS '프라하의 연인'을 높게 평가했다. 전도연 주연의 '프라하의 연인'은 같은 기간 20%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한쪽이 잘나가니 다른 쪽은 뒤처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정 작가는 '신돈'의 초반 시청률이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를 다른 데서 찾았다. 신돈이란 인물에 대한 시청자의 거부감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신돈의 요승이라는 이미지와 공민왕의 실패한 개혁에 대한 거부감이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따라서 드라마가 제 궤도를 찾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마에선 신돈과 공민왕, 두 사나이의 우정을 주로 그려갈 겁니다. 사극은 길게 봐야 합니다. 1~2회로 승부가 결정나지 않지요. 한 달쯤 뒤면 '신돈'이 지향하는 경쾌한 사극의 개념을 시청자들이 이해할 겁니다. 시청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요." 손창민(신돈 역)의 연기를 혹평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카리스마보다는 서민적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니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곧 손창민 특유의 연기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액션장면이 중국 무협영화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돈에 초인적인 힘을 부여하고 싶은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7년간 작가생활을 해오면서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요령을 터득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요령을 피우기 싫다"며 "정공법으로 승부를 겨뤄 MBC 사극의 한 패턴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정현목 기자(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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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