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2일(월) 7시 50분 첫방송

엄마보다 여자를 택했던 엄마 장선희 - 최명길

고등학교 때 학원강사에게 한눈에 반해 남매 둘을 낳고 살아가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힘들어한다. 그러던 중 친정엄마의 강권에 못 이겨 아이들을 버리고 재혼을 선택, 부잣집 맏며느리로 살아간다. 그런데 재가해 낳은 딸 지애가 사랑하는 남자 동건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십수 년 전 매몰차게 버렸던 딸이었다. 잊었던 과거와 맞닥뜨린 선희는 이제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시 생각한다. 2년 전 <꽃보다 여자> 이후 드라마가 처음인 최명길은 이번 역할에 기대가 크다. “결혼해서 아이가 둘이 있는데도 엄마로서 역할을 표현하지 못했다. 항상 강단이 있는 역할만 해왔는데 이번 역할은 사랑 때문에 자식을 버리는 우유부단한 역할이다. 천상 여자 역할이라, 새로운 변신이 될 것 같다.” 최명길은 "선희는 너무 순수해 사랑에 미쳤을 뿐이다. 아이를 포기하고 여자로 살아가지만 엄마로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하는 선희를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버림받은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딸 서은주 - 이윤지

자신을 버리고 재가한 엄마, 무능한 아빠. 동생 은호와 세상에 남겨진 은주는 엄마를 잊으려 노력하며 살아간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간호사로 자신의 꿈을 펼치며, 남자친구 윤섭과도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나 윤섭 역시 자신을 버린 엄마처럼 배경 때문에 떠나버리게 되면서 은주의 마음은 점점 얼어붙는다. 자신을 끔찍하게 위해주는 동건 때문에 안식을 찾지만 엄마를 향한 복잡한 감정은 좀체 해결이 되지 않는다. “20살 때와 24살이 된 지금에 엄마를 바라보는 입장이 달라졌다. 이렇게 좀더 성숙하면서 이런 연기를 하게 돼서 행운이다. 은주는 가슴에 칼을 품은 듯 얼어붙어 있지만, 아마 그런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예쁘게 그려질 것이다.” 이윤지는 얼마 전 인기리에 끝난 KBS 일일연속극 <열아홉 순정>의 밝은 윤정과는 사뭇 다른 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기대를 안겨준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개척하는 남자 최동건 - 박상민

부모의 사고 후 고아원으로 들어온 아이. 사회의 편견으로 힘들게 살아가지만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며 씩씩하게 살아간다. 힘든 여건에도 불구, 국내 유명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외국에서 성형외과의를 마친 수재다. 후원자인 민용기 박사와 자신의 과외 제자였던 민지애와는 돈독한 관계. 뛰어난 능력과 강인한 성격으로 동건은 지애의 구애를 받지만, 같은 고아원 출신 은주 때문에 흔들린다. MBC 드라마는 99년 노희경 작가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이후 8년 만의 출연이다. 박상민은 "불우한 환경 때문에 가슴만 졸이는 대신, 적절하게 대처하는 동건이야말로 새로운 캐릭터다”라며 기대를 드러낸다.

사랑을 믿었던 남자, 사랑에 배신당한 남자 민용기 - 임채무

의학박사 소아과 전문의, 자상하고 다정하며 가정적인 남자다. 선희와 결혼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왔지만, 그녀에게 과거가 있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결국 아내의 배신에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선희를 향해 주었던 따뜻한 사랑은 그녀를 향한 지울 수 없는 증오로 바뀌고 그의 인생도 모두 흔들린다. 사랑하고 믿었던 만큼 배신도 커지는 것이다. 민용기를 연기하는 임채무는 SBS의 <결혼>을 비롯, 최명길과는 벌써 세 번째 드라마로 호흡을 맞춘 사이다. 임채무는“이미 결혼한 상태에서 다시 또 다른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보통 드라마가 보여주는 삼각관계와는 다른 구도를 보여줄 것이다”라며 민용기를 설명한다.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이윤섭 - 김정욱

은주를 사랑하지만 조건 때문에 매몰차게 차버리는 비열한 남자. 명랑한 은주는 연애하기에는 좋지만 결국 결혼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주에게 더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지만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서도 내내 은주를 잊지 못하는 실수를 번복한다. MBC <환상의 커플>에서 ‘덕구’로 이름을 알린 김정욱은 <내 곁에 있어!>에서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로 그려진다. 시대는 지났지만, 윤섭은 결국 십수 년 전 딸을 버리고 현실을 택한 선희와 대구가 되는 인물이다.

모든 걸 다 가져야 하는 여자 민지애 - 김정민

병원을 소유한 외조모, 소아과 유명의 아버지, 아름다운 어머니를 둔 유복한 가정의 딸. 본인 역시 의대 3학년으로 지성과 미모, 경제력을 갖춘 팔방미인이다. 그러나 마음을 준 남자 동건이 배경도 변변치 않은 은주에게 마음을 뺏기자 안달한다. 결국 은주에게서 동건을 뺏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엄마까지 동원한다. 그러나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고 안온했던 그녀의 일상에도 지울 수 없는 혼란이 더해진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는 김정민은 박상민과는 나이 차는 있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당찬 연기도 자신 있음을 잊지 않는다.

아침드라마가 가지는 뻔한 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 하루 보고 며칠 후 다시 봐도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형식에서 탈피, 스토리라인을 확실히 가져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형선 감독의 전작 <황금마차>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스토리라인처럼 <내 곁에 있어!>도 톡 쏘는 양념을 첨가한다. 단순히 자식을 버린 엄마, 버림받은 자식의 분노보다는 그 속에 인간본성의 밑바닥을 세심하게 그려넣는다. 자식을 버릴 수밖에 없는, 그리고 버림받았지만 딸이 아닌 같은 여자로서 용서를 할 수밖에 없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시청률 20%를 넘긴 아침 드라마의 히트작 <있을 때 잘해>의 후속편이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착한 여자, 나쁜 여자’라는 콘셉트가 인기를 얻는 만큼 <있을 때 잘해>와 선악구도가 비슷한 SBS의 아침드라마 <사랑도 미움도>가 큰 적수다. 또 KBS 드라마 <순옥이>는 이란성 쌍둥이 중 딸로 태어나 버림받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는 점에서 <내 곁에 있어!>와 설정이 비슷하기도 하다. 중요한 건, 자극적인 설정으로 승부를 두기보다는 인생의 아이러니에서 오는 슬픔과 애환을 보여주는 것이 <내 곁에 있어!>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