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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안티 여러분, 불만있어? 대신 뛸래?

[TV리포트] ‘달리는 폼이 어째 엉성하다, 남자들처럼 자장면 먹는 모습이 전형적인 여형사캐릭터의 모습, 상처 입은 극중 설정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기존 여주인공과 다를 바 없다...’

고현정이 돌아왔다. 지고지순한 여인도 아니고, 털털한 성격의 노처녀도 아니다. MBC 월화극 ‘히트’에서 강력특별수사팀을 이끄는 팀장, 최초의 여성 형사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타났다. 방송이 나간 후엔 거친 남성들과의 몸싸움에도 물러서지 않으려 달려드는 집념이 여형사 ‘차수경’ 캐릭터를 올곧이 표현했다는 호평을 자아냈다.

‘식상함’ 맞습니다, 맞고요

27일, 모두 4회분이 방송됐다. 슬슬 안티세력이 등장하고, 이 중 일부는 뛰는 폼이 엉성하다는 지적을 내놓으며 고현정의 액션연기까지 ‘딴지’ 걸고 나섰다. 한 매체에선 여형사 변신에 대해 ‘자장면 양념을 입가에 묻히고, 과거 상처 입은 설정이 보호본능을 부르는 기존 여형사 캐릭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말로 식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극중 고현정이 분한 차수경은 확실히 형사치곤 뛰는 폼이 엉성한 것을 넘어 예쁘게 보이려는 경향마저 있다. 또한 현실세계의 백마 탄 왕자인 검사(하정우)와 러브라인의 조짐까지 보인다. 기존 멜로물에서 보여주는 여주인공 캐릭터에서 장르만 대체됐을 뿐, 진일보 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시쳇말로 ‘캐공감’(매우 공감을 이르는 말)이다.

명장면이라고 칭찬이 자자한 오열신과 술주정신은 또 어떤가. 멀게는 ‘모래시계’의 ‘혜린’ 역부터 ‘봄날’의 ‘정은’, ‘여우야 뭐하니’의 `병희`까지 순수함으로 대변되는 눈물을 보여주고 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마냥 연쇄살인범을 놓칠 때마다 죽은 연인을 떠올리며 술주정 부리는 모습은 ‘여우야 뭐하니’에서 만취해 철수(천정명)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병희를 연상케 만든다.

고현정은 분명 변했다

고현정이 가진 연기의 틀은 이처럼 한정적이다. 팜므파탈의 도발적인 매력보단 여린 마음을 지닌 여성. 혹은 깡다구가 센 편이어서 남자들과의 악다구니에도 지지 않을 것 같은 외양이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을 보여줄 단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고현정은 ‘히트’에서 분명 변했다. 긴 머리에서 단발머리로 겉모습만 엇비슷하게 흉내 낸 것이 아닌, 속까지 형사로 몰입중이다. 남성화를 조장하는 경찰조직 내에서 (그것도 수장인 경찰청장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가오’보다 피해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거나 ‘대충’이라고 말하는 남자형사들 앞에서 ‘치밀함’으로 고군분투중이다.

검사와 경찰, 남성과 여성이라는 드라마의 핵심축인 두 가지 대립구조엔 고현정이 드러내는 캐릭터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전문직의 ‘애환’을 다루고자 했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고현정에 의해 구현되고 있는 것. 예전처럼 위기에 처했을 때, 지켜줄 경호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모래시계) 형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순가련형(봄날), 털털한 매력으로 연하를 울리는 캐릭터(여우야 뭐하니)는 더더욱 아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만 하는 강력반장의 임무를 수행중이다.

그래도 식상해? 네가 뛰어봐

강조하지만 이제 4회 방송됐다. 지적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면, 액션연기? 대한민국 형사들 모두 같은 학교출신이고 같은 신체조건이라 달리기의 정석이 있다는 말인가. 더욱이 식상하다는 평가는 "그럼 호평일색이던 여타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뭐가 달랐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 지적자체가 억지가 다분하다는 느낌, 현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전체적인 내용 위주로 봐서 ‘어떤 부분에서 공감하기 어려웠다’ ‘내용이 이건데, 연기자는 따로 노네’ ‘내용이 안드로메다로 가잖아’ 등 드라마에 대한 현실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시작한지 얼마 안된 드라마에 대한 매체의 성급한 경마식 보도와 중심이 아닌 ‘딴지’로 대변되는 안티세력들의 소감이 안타까워 꺼낸 잡설이다.

덧붙인다면, 27일 방송분에서 화면분할과 대규모의 경찰병력 투입신 등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점이 돋보였다. 허나, 드라마에서 블록버스터영화를 기대하는 일부 시청자들은 “헬기가 왜 그 모양이야” “고현정 뛰는 것이 대략 난감이다” 등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다.

 

아쉬운 이들에게 고한다.

“네가 뛰어 볼텨?”

(사진=MBC제공)[칼럼니스트 안티나 / antina9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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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8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