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힘들잖아요." `남성적 카리스마'의 대명사 최민수가 부드러워진 이유이다. MBC 주말드라마 `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서 예의 `터프가이' 이미지를 벗고 자상하 면서 유머러스하기까지한 남자로 변신한 그는 "요즘처럼 어려운 세상에 사람을 쓰다 듬고 안아줄 수 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해요"라고 드라마에서처럼 `부드럽게' 말한다.

그의 이런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한 듯하다. `힘을 뺀'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강수타령'의 게시판에는 그의 변신을 반기고 응원하는 팬들의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느끼하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그는 `한강수타령' 게시판의 글들을 읽 지 않고, 주위 반응에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는 "느끼하면 느끼한 대로, 편하면 편한 대로 연기할 뿐, 그런 `정보'에 따라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요"라며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뿐이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특유의 `카리스마'를 버린 것은 아니다. 그는 `터프가이'의 이미지 를 쇄신하기 위해 `한강수타령' 작품을 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까지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연기를 해왔다는 그는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 로 이를 설명한다.

"달이나 해는 스스로 달인지 해인지 모르잖아요? 그건 사람들이 붙여준 것일 뿐 이죠. 저도 연기하면서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이미지를 부드럽 게 만든다는 식으로 자그마한 부분을 계산해서 작품을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단지 한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어요. 그게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죠." 올해 43살인 그는 요즘 들어 지금까지 해온 것을 정리하고 넘어갈 때라는 생각 을 하고 있다. 그는 "이제 정리를 하고 넘어갈 때도 됐어요"라며 "그동안 너무 빨리 뛰어오느라 못본 것도 다시 보고, 더 깊게 나를 들여다 보겠다는 거죠"라고 덧붙였 다.

그는 이어 "생물학적 나이는 의미가 없지만 80살이 돼도 연기를 계속한다면 그 때도 건물 사이로 점프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죠"라며 자기 관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대학시절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다가 거울에서 빨개진 내 얼굴을 보고 친구들 에게 이야기했어요. 내가 늙어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더 이상 나답지 않다면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요. 책임은 지고 싶습니다." "내일이라도 연기를 그만 둘 수도 있다"는 그가 연기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할까.

그는 "환갑이 지나면 대학에 진학해 사진을 공부하고 싶어요"면서 "지방에서 낮 에는 스쿠버다이빙을, 밤에는 검도를 가르치는 도장을 경영하는 것이 소박한 꿈"이 라고 공개했다.



[2004.11.13 (토) 연합뉴스 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