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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어머나', 장윤정을 둘러싼 몇가지 코드
장윤정의 폴카풍 성인댄스곡 '어머나'는 지난해 11월 노래 발표 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앨범으로 묶어 내고 한꺼번에 49계단을 뛰어올라 지난 10월 마지막 주 벅스 종합 차트 2위에 치달았다. 이대로라면 김종국의 '한 남자'를 뛰어넘을 기세다.

신곡이 단번에 차트에 올라왔다가 곧 사라지는 것과는 다른 현상이 보기 드물게 일어난 것이다. 장윤정은 그동안 성인 가요프로인 를 중심으로 전국노래자랑이나 지역축제에 노래손님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얼굴과 노래를 알려갔고 군장병들이 그녀를 보기위해 를 본다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미 전국노래자랑에는 그녀의 노래가 경연자들의 입에서 매주 울려 퍼진 지 오래다. 성인대상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어머나'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머니, 아저씨만 듣는 것은 아니어서 이제는 젊은 층으로 폭 넓게 퍼진 지 한참이다.

지난 10월 31일 방영된 MBC <한강수타령>에서는 최민수가 김혜수에게 기분 풀라면서 전해준 CD에 의외의 '어머나' 라는 노래가 들어있어서 유쾌해졌다. 노래 자체는 유쾌한 리듬 속에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이면서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절한 고백이 압권이다.

장윤정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지 노래 때문만은 아니다. 뛰어난 가창력에 168cm, 48kg의 몸매와 얼짱 외모, 항상 밝은 얼굴이 그녀의 장점이다. 그녀의 말대로 '단순 똑똑한 태도'가 돋보인다. 그 이미지로 그동안 각종 지역 축제는 물론 주요 방송사에서 리포터나 패널로 참여해 왔다. 지난 여름에는 해변 축제에서 모셔가기 경쟁이 일기도 했다.

또한 트로트 하면 나이 많은 가수를 생각하지만 장윤정은 1980년생이고 그녀의 입담은 80년대생 같지 않기도 하다. 서울예대 방송연예를 졸업했고 지난 1999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댄스곡 '내 안에 넌…'으로 대상을 차지하기도 한 그녀가 트로트를 부른 건 이채롭다.

그녀가 맨 처음부터 트로트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강변 가요제 뒤 앨범 계약을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고 가정형편도 어려워졌을 때 트로트 제안을 받았는데 울고 불며 펄쩍 뛰었다고 한다. 그 뒤 음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트로트에 변화를 모색해보았다는 이야기다.

장윤정의 '어머나' 현상에서는 두 가지를 읽을 수 있다. 트로트라는 장르에 세대의 구분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좋은 노래는 세대와 나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변화다. 트로트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새로운 관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외모지상주의의 루키즘을 극대화하고 이를 상품화 한 면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장윤정을 통해 이제 트로트 가수도 다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방송 영역을 아우르는 재능이 필요해졌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쉼 없이 물량 공세가 이루어지는 방송 문화 속에서 무대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활동으로 한 노래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힘이 요즘에는 볼 수 없는 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위에서 밑으로 내려온 노래가 아니라 밑에서 위로 퍼져간 노래라는 점이 더 그렇다. 자본과 물량의 방송 문화에서 이런 노래들과 방송인이 더 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2004.11.4 (목) 고뉴스 김헌식 문화비평가] 




2004-11-04(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