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 ‘준미’는 활발한 성격인데 제 성격은 그렇지 않아 처음엔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극중 엄마인 박정수 선생님께서 편안하게 이끌어 주셨어요. 머리 웨이브도 더 꼬라고 하시고 의상에 대해서까지 자상하게 일러주시더라고요.”

작년 12월 MBC 31기 공채 탤런트로 입사한 안세미는 드라마 ‘성녀와 마녀’ ‘열정’ 등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지만 ‘한강수…’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시청자들에게 단단히 새기겠다는 굳은 각오다.

특히 이 드라마에는 옆에서 훔쳐 보기만 해도 절로 배우는 고두심을 비롯해 김혜수 김민선 등 벤치 마킹할 연기자들이 수두룩해 그녀에게 좋은 연기 학습의 장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안세미는 고3 때 진로를 놓고 고민하다가 어느 연기 지도 선생님을 알게 된 게 탤런트의 꿈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약 6개월간 연기 지옥 훈련을 시킨 선생님에게서 “너는 참 독한 구석은 없는데 오기는 대단하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안세미는 눈물을 빼면서도 이를 악물고 훈련을 버텨냈다. 그 결과 단번에 서울예대 연극과에 진학할 수 있었단다.

혹시 연예계 진출을 놓고 집안 반대를 겪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녀는 공채 시험 소식을 MBC '섹션 TV 연예통신’을 시청하던 부친에게서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후 프로필 사진을 처음 찍었고 친구와 함께 무려 3500명이나 몰려든 공모에 도전장을 냈다.

“대학 시절 익힌 탈춤의 말하는 대목을 선보인 2차 시험은 잘해내 자신감이 있었는데 3차 카메라 테스트는 망친 것 같아 주눅이 잔뜩 들었어요. 하지만 통과한 30명에 제가 들어 있었고, 다음엔 통과자들이 에버랜드에 가서 게임하고 노는 걸 찍었는데 여기서 감독님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아요.”

하지만 최종 10명에 든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들어 안세미는 한동안 열이 펄펄 끓었다고 한다. 꼬박 3일간 앓아누운 뒤 그녀는 연기자로 자신을 널리 알리고 꾸준한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이 확고히 섰다고 말했다.

“신인이니까 그 어떤 배역도 당연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잔잔한 일상을 담은 극이나 심리스릴러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또 아직은 연기 잘하는 것보다 신선하고 느낌 좋은 배우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2004.10.23 (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정상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