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궁S'에서 가장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인물은 효장대공 이겸(천호진)일 것이다. 그의 카리스마는 강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 강렬한 눈빛에서는 레이저 빔이 나올 것같다. 효장대공의 멋진 카리스마는 그의 교활함과 비열함을 상쇄시켜주고도 남음이 있다.

얼마전 드라마 '눈의 여왕'에서 성유리 아버지인 냉혈한 사채업자 역할을 할 때보다 '느끼는 힘'이 훨씬 더 강해졌다. 부총리의 딸 세령(박신혜)과의 약혼식에 의도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아들 이준(강두)을 다그치는 효장대공의 눈빛은 강렬함과 무서움 그 자체다.

이런 효장에 대한 시청자와 네티즌의 반응은 "강한 포스가 덜덜덜" "카리스마 지대로다" "ㄷㄷㄷ" 등이다. 디시인사이드 '궁S' 갤러리 등의 마니아 시청자들은 효장에게 '다크호진'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효장의 참모는 사극에서 연개소문 정도나 들을 수 있는 '대공 합하'로 그를 부른다.

효장은 주인공 이후(세븐)에게 모진 고난과 시련을 만들어내는 악역으로 극중 매우 중요한 캐릭터다. 후에게 자객을 보내 암살을 꾀하는 등 연일 음모를 꾸민다. 효장의 악역은 철없는 '어리버리' 후를 강하게 단련시켜 성장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효장은 이후를 지지하는 여황제 화인(명세빈)과도 권력경쟁으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효장의 연기를 보고 "아휴, 우리 공자마마(세븐) 그만 괴롭혀" "오늘은 우리 하자마마(세븐)에게 무엇으로 구렁텅이에 빠뜨릴텐가 "하는 반응이 나오게 된다.

천호진은 악역인 효장대공 캐릭터와 어울리는 비주얼은 물론이고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그의 대사는 절제돼있고 때로는 비유적이다. "산토끼가 살신성인 한들 밀림의 왕이 될리 없다."(후가 화인의 테러를 몸으로 막은 것을 빗대) " 뱀이 마신 물은 독이 되고 소가 마신 물은 젖이 되듯 무릇 모든 물에는~"

효장은 '궁S'에서 행동의 동인이 가장 분명한 인물이다. 황실 권력의 중심에 서고자 했지만 직계가 아닌 방계라는 한계를 지닌 그는 철투철미한 노력(지략)으로 실질적인 권력자가 돼었고 마침내 아들 이준을 황위계승서열 1위로 올려놨다. 하지만 황실 직계 이후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다시 밀리는 신세. 이 정도면 그가 왜 권력에 집착하는지 이해될만하다.

천호진은 오랜 연기 내공으로 중반에 접어든 '궁S'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