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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윤은혜, 캐스팅 비화와 2단계 연착륙 전략
윤은혜가 MBC 수목극 ‘궁’(극본 인은아 연출 황인뢰)에 캐스팅될 거라는 얘기가 나돌던 지난해 여름. 제작사인 에이트픽스 송병준 대표가 모친상을 당했다. 상가를 찾은 윤은혜는 그곳 식당에서 황인뢰PD와 식사를 하게됐다. 윤은혜는 하늘 같은(?) 감독과 마주본 채 의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탤런트와 PD와의 관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다수 탤런트는 여전히 PD에게 ‘감독님’ 또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깍듯하게 대한다. 게다가 윤은혜와 황 PD는 나이차가 무려 30살이나 난다. 하지만 윤은혜의 기 죽지 않는 신세대적 모습에 황 PD는 매력을 느꼈다.

양반다리 사건은 황 PD가 연기 경험이 전무한 가수 출신을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하는건 무리라는 여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은혜 캐스팅을 밀어붙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윤은혜 안에 ‘채경’이 많이 들어있다는 판단에서다. 황 PD는 씩씩하고 뻔뻔한 신세대적 감성을 윤은혜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초반 ‘궁’은 윤은혜의 이미지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략난감’하고 ‘좌충우돌’하는 채경은 익숙한 평민 생활에서 황실이라는 낯선 환경에 돌입한다.

이때의 긴장감은 마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오락프로그램인 ‘X맨’에서만 활동했던 윤은혜가 처음으로 연기를 하게되면서 생기는 감정과 같은 것이다. 황 PD는 윤은혜에게서 노련한 연기를 주문하는게 아니라 채경이라는 캐릭터와 닮은 그녀의 속성을 그대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은혜의 입궁이라는 1단계는 연착륙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막 돌입한 윤은혜의 2단계는 황태자비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다. 남편인 신과의 멜로라인도 만들어야 하고, 황태자비로서의 관계도 설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윤은혜는 때로는 대립하고 갈등하며 성장해나갈 것이다.

신과 채경은 표면상 정략결혼을 취하고 있다. 새장에 갇혀산다고 생각하는 신은 자신의 애인만은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채경과 결혼했다. 그래서 채경을 계산에 밝은 아이라고 낙인을 찍은 냉소적인 인물이다. 채경도 그런 신이 못마땅하다. 무엇보다 남편이 여전히 문화수준이 자신과 비슷한 효린(송지효)을 사랑하고 있어 씩씩한 채경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채경과 신은 서로 끌리고 있음이 5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로 어색해서 자신있게 사랑표현을 못하거나 질투의 형식으로 나타났다.

채경은 MP3 음악을 듣느라 귀를 막고 있는 황태자에게 “너가 만약 그애(민효린)랑 결혼했다면 기분나빠”라고 심경을 고백했다. 채경을 ‘21세기 소녀’라 부르며 좋은 친구로 접근하는 율(김정훈)이 채경과 물놀이를 즐긴 것을 두고 신도 채경에게 “물을 너무 먹어서 잊었는지는 모르지만~”이라고 말하고 “시동생이랑 노닥거리다 보니까~”라며 은근히 질투한다.

둘사이의 어색함을 돌파할 수 있는 무기는 물론 채경의 씩씩함이다. 채경의 밝고 명랑함을 신도 배울 것이다. 궁궐에만 살아 어두운 성격을 지닌 신은 왕실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밝은 성격을 채경으로부터 배우게 된다. 이렇게 둘은 성숙해나간다.

좌충우돌을 거쳐 용맹정진하는 채경의 기 죽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를 씩 웃게하는 면이 있다.

[헤럴드 생생뉴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2006-01-27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