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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인터넷 용어 VS 궁중용어
MBC 새 드라마 ‘궁’(극본 인은아 연출 황인뢰)이 인터넷 통신언어로 논란이 됐다. 여고생 주인공 채경(윤은혜)등 신세대 배우들이 남발하는 ‘불끈’ ‘대략난감’ ‘므흣’ 등 인터넷 용어가 안방극장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2회에 접어들어 채경이 입궁하면서 인터넷 용어가 나온 이유가 좀 더 구체화됐다.

‘궁’에서의 인터넷 용어는 신구세대 차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원작인 만화에도 나오지 않는 것을 끌어들였다. 궁중용어를 구사하는 황태후(김혜자)와 대비를 시키기 위한 극적 장치라는 말이다.

왕실의 위엄과 고뇌를 안고있는 황태후는 사고뭉치 손자 며느리 채경과 처음에는 갈등을 빚겠지만 갈수록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신구(新舊)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인터넷 용어와 궁중용어는 그러한 신구세대의 상징물이다.

이 점에서 ‘궁’의 인터넷 용어와 궁중용어의 대비는 KBS 오락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의 ‘세대공감 올드앤뉴(OLD*NEW)’ 코너와 일맥 상통한다. 같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생각을 담는 그릇인 ‘말’이 달라 어른과 아이의 생각이 서로 통하지 않는 세태는 세대공감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고, 그런 이유로 세대공감은 요즘 대중문화의 중요한 코드가 됐다. ‘궁’도 인터넷으로 인해 ‘세대별 동상이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데 드라마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궁’의 제작진에 따르면 인터넷 용어의 경박함 못지않게 우리 옛글의 아름다움과 진중함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그래서 궁중용어와 인터넷 용어가 섞여있는 ‘궁’ 용어집도 발간할 계획이다.

채경은 갈수록 궁중용어가 익숙해져 고시와 사자성어를 자주 구사하게 된다. 반면 황태후는 젊은 아이의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미 2회때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황태후의 모습이 약간 보여졌다. 신구 퓨전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갈등과 이해 등의 헤프닝도 일어난다. 이 과정을 통해 신구세대가 화합해가는 모습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라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황인뢰 PD는 “국어문법에도 맞지않는 인터넷 용어를 방송을 통해 내보는데 대해 쓴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세대간 격차를 줄여보고자 한 시도로 봐주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궁’은 신구의 조화, 동서의 조화, 남녀의 조화를 얘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헤럴드 생생뉴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





2006-01-13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