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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가면’을
쓸 줄 알아야 한다.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된다면 배우라기보다 그저 연예인에 가깝다. 작품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창출해내는 연기자. 그것이 바로
진정한 배우일 것이다.
톱스타 고현정은 새로운 가면을 준비하고 있다. 고현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우아하고”(안선영) “때론 어두운”(천정명) 이미지가 아닌
제3의 이미지다. 그런 의미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극본 김도우, 연출 권석장)는 고현정의 연기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여우야…’에서 고현정이 준비한 이미지는 발랄하고 발칙한 그녀다. 바로 서른세 살 노처녀 고병희. 3류 에로잡지에 글을 쓰는 아주
음란한(?) 기자이지만, 별명이 ‘꺼벙이’일 정도로 실전에서는 숙맥인 캐릭터. 작품은 이 노처녀 고병희가 친구의 동생인 철수(천정명)와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코믹하게 그린다.
“대본을 받고 욕심이 많이 났어요. 고병희는 대단히 사랑스러운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해변의 여인’과는 조금 다르죠. 뭐랄까. 발을
땅에 댄 듯한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어요.”
파격적인 연기는 과거와 사뭇 달라진 점이다. 극중, 실제 모두 아홉 살 연하인 천정명과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은 물론, 은밀한 부위에 손을
대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개그맨 이혁재와 야릇한 상상 장면을 찍으면서는 신음소리 연기도 선보인다. “천정명씨와는 처음이지만 다른 배우와 연기하는
것과 비슷해요. 굳이 특별한 점을 말하자면 인사를 잘해서 아주 좋아요. 실제 연상연하 커플을 보면…. 뭐 아주 좋죠. (웃음)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은 다 좋지 않나요?”
또 고현정의 연기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직업이다. 극중 기자로 등장한다. 연예계 입문하는 순간부터 10년 넘게 항상 뉴스메이커였던
고현정. 기자라는 직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직접 기자들을 만날 땐 질문을 순하게 해주는 기자가 반가운데, 막상 제가 기자 역할을 해보니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사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고현정은 실제로 밝은 건지, 밝아지려고 하는 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 좌중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말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센스 때문이다. 자신이 마이크를 잡는 사이 다른 출연자(천정명, 안선영 등)들이 소곤소곤 떠들자 “얘들아, 질문이 없을 때도
있는 거지”라고 핀잔을 줘 폭소를 자아내더니, 상대역인 천정명이 자신해 대해 “등에 업는 장면에서 무거워 혼났다”고 농담을 하자 “너, 이
자리가 어떤 자린데 농담을 하고 그래”라고 따끔하게 혼을 내 또 다시 좌중을 웃겼다. 벌써부터 고병희 캐릭터에 빠져든 것일까.
이처럼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고현정. 그 모습이 계속된다면 팬들의 애정어린 시선은 항상 그녀 곁에 머물 것이 분명하다.
<스포츠칸/강영구 기자 ilov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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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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