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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요즘 드라마에서 청순 가련, 지고지순한 여자 주인공을 찾아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내거나 운명적인 사랑의 장난에 가슴 아파하는 비운의 여주인공은 이제 옛 신파극 TV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뒷방 신세가 됐다.
오히려 내숭 없는 솔직함, 엉뚱 발랄, 억척스러움, 무식과 코믹이 요즘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지 오래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망가짐을 통해 성공한 여배우의 원조는 아마도 김정은이 아닌가 싶다.
예쁘장한 외모와는 달리 푼수끼 있는 말투와 행동에, 가끔씩 입에서 튀어나오는 해괴망측(?)한 대사는 그녀를 '망가짐의 미학'으로 가장 성공한 여배우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망가져도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대표적인 여성상이 바로 김정은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캐릭터는 약간씩 다르지만 지금도 김정은의 뒤를 쫓는 여배우들이 많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에 이어 '마이걸'의 이다해, '연애시대'의 손예진, '돌아와요 순애씨'의 박진희, '내 사랑 못난이'의 미혼모 김지영 등이 그렇다. 조만간 청순가련 고현정도 MBC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를 통해 걸쭉한 입담(?)에 3류잡지 노처녀 기자로 변신, 이러한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망가짐의 미학'이 이처럼 성공한 여배우와 드라마의 공식으로 통하면서 적잖은 피해를 본 여배우와 드라마가 바로 '봄의 왈츠'의 한효주다.
'지고 지순한 순수한 사랑은 있다'는 명제를 갖고 출발한 '봄의 왈츠'는 저조한 시청률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한채 지난 5월 종영됐다.
계절 연작드라마의 마지막 편으로 '봄의 왈츠'를 찍은 윤석호 PD가 종방연에서 "최근의 트랜드를 읽지 못한 것이 저조한 시청률의 요인"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이러한 시대 변화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망가짐 미학'이 왜 이리 TV 브라운관에서 강세를 떨치고 있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들이 진지한 정통 멜로, 결말이 뻔한 신파극보다는 트렌디 드라마 같은 유쾌하고 경쾌한 드라마를 보기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예쁜 여배우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가학적인 심리도 한 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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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같은 시청자들의 심리는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탈권위, 탈엘리트화와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과거처럼 권위와 지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과 복종이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위와 지성을 조롱하고, 개인의 능력과 부를 중시하는 쪽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폼(?) 잡거나, 유머 감각이 없는 후보는 떨어지기 십상이다.
바야흐로 '망가짐의 미덕'이 사회의 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시대다.
그래도, 망가짐의 반복 속에서도 가끔은 목이 메이는 '가족애'와 가슴 밑바닥에 얼음물이 고여드는 듯이 슬픈 '사랑' 이야기가 그리운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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