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각, 곤히 자는데 따닥따닥 도마질 소리.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병각, 부스스 눈을 뜬다. 도마질 소리 크게 나자 번쩍 눈을 뜬다. -가운차림으로
나오는 병각. 누구지? 그러다 문득 킁킁 냄새를 맡는다. -병각, 주방으로 오며.
병각 아주머니, 벌써 오셨어요? (하다가 멈칫!)
-예쁜 앞치마 입고 새색시처럼 머리를 하나로 틀어올린
준희가 찌개간을 보다가 돌아본다.
준희 어 여보 일어났어? 병각 (기가
막힌다)너 뭐하는 짓이냐 지금? 준희 뭐하긴, 아침
하지. 다 차렸으니까 씻고와 밥먹게. (하며
식탁에 찌개냄비를 올려놓는다)
-병각, 식탁을 본다. 거하게 아침상이 차려져 있다.
병각 (휘둥그래져서는)이걸 니가 다 차렸단 말야? 준희
어, 여보. 나도 맘 먹으면 요리 잘해. 에이 찌개 식겠다. 그냥 먹고 씻자. (하며
어리둥절해하는 병각을 끌어다가 식탁의자에 와락 주저앉힌다)자 앉으세요 여보~ 병각 (여보
소리를 이제서 인지하고)뭐? 방금 너 뭐라 그랬어. 준희
뭐가 여보? 병각 뭐? 여보? 준희
어, 여보. 병각 이 자식이! 너 지금 장난해? 준희
이게 장난 같냐? 여보, 이게 우리의 미래야. 아침마다 여보 상 차려주고 출근시켜주고,
퇴근하면 어서오세요 따뜻하게 맞아주고. 병각 야 고준희. 준희
아, 애는 몇 명 낳을까? 두 명? 세 명? 병각 (정색하며
버럭)고준희!!! 준희 (흠칫!) 병각
누가 너더러 이딴 짓 하래! 준희 (기 안죽고)누가 시켜서
하나? 내가 좋아서 하지. 우리 결혼하자니까? 병각 누가
너랑 결혼한대. 너 내 말이 우습게 들려? 준희 아저씨도
내 말 우습게 듣고 있잖아. 병각 (심각하게)너. 거기
앞에 앉어. 준희 (부었다) 병각
얼른! 준희 (부은 채 맞은 편에 가 앉고) 병각
너 내가 찍으란 학교는 찍었냐? 뉴욕이나 파리냐? 준희
안간다는데 왜 자꾸 그래. 병각 너 젊은애가 도대체
왜 그러냐? 남들 일하고 성공하고 출세하는 거 안부러워? 준희
옛날엔 그랬는데 지금은 아냐. 병각 그럼 너 벌써 그
나이에 부엌에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그러고 살래? 준희
별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아저씰 위해서라면 잘 할 거 같애. 병각 (부라리며)이
자식이? 니가 도우미야? 파출부야? 그거 돈 주면 다 와서 해. 너
필요 없어. 준희  병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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