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가 시청률 20%에 육박하며 아침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착한아내 순애(하희라)와
악한 불륜녀 영조(지수원)를 대비시켜 불륜과 이혼, 아내의 홀로서기와 남편의 후회라는 기존 불륜소재 드라마의 식상한 설정을 고스란히 밟아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다른 불륜 드라마와 차별화되며 인기는 물론 호평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까닭을 네 가지로 짚어봤다.
비상식적 캐릭터에 설득력을 주는 장치 ‘눈길’
불륜 소재 아침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선악구도 속에서 캐릭터가 비상식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곤 했다. 물론 이 드라마
역시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영조의 행동이 현실성을 띄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뚜렷한 선악구도를 그리면서도 그 속에
캐릭터에 설득력을 주는 장치가 있다는 점은 괄목할 만 하다.
이 드라마는 이혼가정 가족 구성원들의 내면을 그려주기 위해 이혼한 아내 순애의 새로운 사랑으로 정신과 의사 진우(변우민)를 등장시키고
있다. 그와의 상담을 통해 순애와 가족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이유를 고백한다. 일례로, 초반 착한 며느리 순애를 핍박했던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과거 남편의 마음을 빼앗았던 여자를 꼭 빼닮아 더욱 구박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악녀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는 영조 역시 과거 아버지의 불륜과 부모의 불화로 극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과거를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진우와의 대면장면을 통해 그녀가 사랑받지 못해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인물이란 점이 간파되기도 했다. 극은 인물들의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행동에
살아온 환경과 관련한 설득력을 부여해주며 그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불륜드라마에서 간과됐던 아이의 상처에 초점
그동안 불륜 드라마에서 아이들의 정신적 상처는 간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드라마는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한 유미(순애와
동규의 딸)의 심적 상처에 돋보기를 가져다 댔다. 유미는 `새엄마` 영조를 `나쁜 아줌마`라고 인식하고 여러 가지 사건을 일으키며 `복수`를
하기도 했다. 불안정한 성장 환경 탓에 점점 폭력적이고 말없는 아이로 변해가는 유미를 통해 아이들의 상처 역시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혼 가정 가족구성원들의 심리적 문제와 갈등요인에 너무 무게중심을 둔 나머지 위자료도 못받고 이혼한 30대 여성이 직면하게 된
현실적 경제적 어려움이 제대로 그려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러나 울거나 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리는 등 드라마 속 이혼 부모에게
그저 단순한 감정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존재가 축소됐던 이혼가정 아이들의 심리가 비중 있게 그려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치고 빠지고 맞불 놓고...절묘한 긴장감 조절
이 드라마의 강점은 선악구도 안에서 무조건 착한 아내 순애가 당하는 전개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기적인 영조의 행동에 순애를 대신해
맞불을 놓는 인물들이 적재적소에 포진되어 필요할 때마다 치고 빠지며 팬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때가 적지 않다. 동규의 동생 정화(이민정)는 새로
시집에 들어온 영조와 헐뜯고 으르렁거리는 사이이며 시어머니(선우용녀) 역시 영조에게 ‘외계인’이란 말을 서슴지 않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순애의 올케 조은수(김정난)는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극 초반부터 영조를 약 올리는 `말발` 강펀치를 날리며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순애를 둘러싼 인물들이 강력한 악녀 영조의 공격에 치고 빠지고 맞불을 놓는 설정은 선악구도의 단편적인 분위기로 흐를 수 있는 극 전개의 문제점을
상쇄시키며 인물들 간 긴장감을 절묘하게 조절해주고 있다.
착한 캐릭터로만 그려지는 순애 역시 최근 무리한 요구를 하는 영조의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스스로 팬들의 통쾌함을 유도하기도 했다.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역시 극의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오순애 역을 맡은 하희라는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편 동규와의 극적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몰입한 나머지 장이 꼬였다는 일화를 남길 정도다. `순애보`남편에서 불륜에 빠져 아내를 외면한 `철면피`남편으로 연기
변신한 김윤석의 연기 역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
특히 악녀 배영조 역할을 맡은 지수원의 연기는 배영조 캐릭터에 대한 질타와 지수원에 대한 찬사를 함께 자아낼 만큼 실감나게 표출되고 있다.
입을 비죽이거나 눈썹을 올리며 야비한 표정을 드러내는 악역 `포스`가 압권. 그녀의 개성적인 악녀 연기가 극의 인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진=MBC제공)[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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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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