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윤재문   연출:장근수, 김우선   극본:서영명
96회 #23. 진우 거처 조회:
(둘, 커피 마시며)
순애 (담담한 미소로) 솔직하게 얘기해도 되죠?
진우 솔직하게 얘기 않아도 난 순애씨 맘 다 안다는 거 알죠?

그러니까 어떤 얘기든, 무슨 얘기든 하고 싶은 대로 맘놓고! 음?

순애 (미소 짓고 조금 사이 두었다가)
간밤에.. 유미 아빠가 하동규씨가 왔었어요!
노래방에서 헤어지구 가니까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한 모금)
 
진우  (찬찬히 보며 마시며) 
순애 미안하대요.
진우 순애씨한테요?

순애

네! 진심 같았어요!

진우

진심일겁니다!

순애

평생 첨 들어본 말이었어요!

진우

(고개 끄덕인다)

순애

모든 게 자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미안하다고 하구선..

간다!.......

진우

(속으로 좋아서 웃음 나오려는 것 참고 보는)

순애

근데.. 간다!.... 하는 그 말이.. 하내지 마세요!

진우

화 안내요! 내가 왜 화를 내요!

순애

왜 그렇게 서운한지..

진우

(고개 끄덕인다)

순애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미련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기분이 그랬는지.. 제 마음을 알 수가 없었어요!

진우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맙고 예뻐요!
순애 (본다)

진우

이제 내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순애

(보며)

진우

그럴 때, 아이고 시원해.. 나 아무렇지도 않아..
그럼 거짓말이죠!.. 13년의 세월이 바람에 쓸려 가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겠어요! 그건 미련 때문이
아니라.. 13년 동안 부부라는 이름을 달고.. 한 이불속에서..
한솥밥 먹으며.. 함께했던 세월이 남겨준 정 때문이죠!

순애

 ...(담담하게 한숨)

진우

집착과 증오는 버려야겠지만 인간과 인간이 지난 정까지
단절하고 살 필요는 없겠죠! 안 그래요?

순애

(보는데서)

“이 세상에 가장 큰 범죄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이 말이 늘 저에겐 가슴에 와 닿았어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들..

부모, 형제, 친구, 남편, 아내, 애인..

아마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보지 못 할 어디론가 떠난 사람도 있을 겁니다.

보고 싶어도 보질 못하는 사람...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사람...

집착과 증오, 그리고 정 이라는 것은 묘하게 엉겨 붙어 있는 것 같아요.

회환과 후회로 남아서...

허나, 그 어떤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서도 상처는 주지 말자고요!

상처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플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