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3일 (금) / 제 1 회
도도하고 이기적인 찬주는 산부인과 전문의이고 곧 의대 본과 시
절부터 사귀어온 선배 진욱과 결혼할 예정이다. 자존심 강한 찬주
는 스스로 가지고 싶은 것들을 모두 이루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찬
주는 자기 인생은 자기의 것이며 자기 뜻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
었다. 적어도 친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아버지의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찬주는 우연히 어머니의 병력에 대
한 기록을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어머니의 자궁적출시기
와 자신의 출생연도가 맞지 않는 것이다. 찬주가 그 점을 아버지에
게 캐묻자 아버지는 한순간 당황했다가 이내 기록이 잘못된 것이
라고 한다. 매사에 철저한 성격인 그녀는 어머니의 옛날 가계부를
찾아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가 이미 자궁적출수술을 받았음
을 확인한다.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증거 앞에서 부모는 결국 찬
주의 입양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찬주는 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
끼게 된다. 자존심 강한 찬주는 자신의 근본을 찾겠다고 나서고,
결국 어렵게 친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는 가난한 산동네에서 살면서 이웃과 정겹게 지내고, 자신
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
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찬주의 눈에 비친 친아버지의 모습
은 볼품없고 그저 불쌍하게 살아가는 시각장애인일 뿐이다. 피아
노 조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친아버지는 찬주의 전화를 받지
만 찬주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찬주는 일방적으로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끊는다.
약속 당일, 아버지는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꽃다발까지 들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찬주도 약속장소에 15분이나 일찍 나가서 기다린
다. 찬주가 기다렸던 친아버지는 바로 시각장애인이었고, 그런 아
버지의 모습을 보고 찬주는 큰 혼란에 빠진다. 찬주는 애타게 자기
를 기다리는 아버지를 뒤로 한 채 돌아서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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