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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종영된 '커프'가 남긴 것...

 

윤은혜 공유 주연의 MBC 월화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이 지난 27일 17회에서 시청률 27.8%(전국 기준·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며 문을 닫았다. 최종회에서 ‘커프’는 바리스타를 꿈꾸며 유학을 떠났던 은찬(윤은혜)이 귀국해 한결(공유)과 사랑을 재확인하고. 한성(이선균)-유주(채정안) 커플은 첫 아이를 유산한 후 결혼 2주년을 맞이하는 평범한 끝맺음으로 시청자 곁을 떠났다. 한여름 밤 안방 팬에게 달콤한 커피향을 안겼던 ‘커프’는 동성애 코드. 새로운 스타 탄생. 트렌디 드라마의 부활 등 크고 작은 자취를 남겼다.

◇경쾌한 동성애

‘커프’는 캔디형 남장 여자와 재벌 2세의 달콤한 로맨스를 화사하게 그렸다. 한결이 은찬에게 “남자라도 좋다.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말하는 대목이 그리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커프’는 동성애 소재를 은근히 노골적이면서도 밝은 톤으로 터치했다. 특히 요조숙녀의 여성스러움보다 터프하고 도전적인 여성상을 선호하는 현대 여성의 심리를 순정만화 같은 판타지로 포장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들어 영화 ‘왕의 남자’를 비롯해 KBS2 ‘미스터 굿바이’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등에서 동성애가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은 것도 ‘커프’의 인기를 거들었다.

◇‘커프’가 낳은 스타

여성그룹 베이비복스의 멤버였던 ‘소녀 장사’ 윤은혜는 이번 작품으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냈다. 그는 ‘궁’ ‘포도밭 그 사나이’를 거쳐 ‘커프’를 통해 신은경. 김삼순 등의 계보를 잇는 중성적 ‘건강미인’으로 자리 잡으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공유와 채정안은 ‘커프’를 통해 재발견의 기쁨을 안겨준 스타다. 특히 공유는 미끈한 근육질과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이며 단숨에 ‘완소 훈남’(완전 소중하고 훈훈한 남자)의 대명사가 됐다. 이혼의 아픔을 극복하고 오랜만에 활동 재개를 한 유주 역의 채정안도 세련된 여성미를 발산하며 남성 시청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프린스’ 종업원인 민엽(이언) 하림(김동욱) 선기(김재욱)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무식하면서 지고지순한 감성의 소유자 민엽. 명랑하고 귀여운 바람둥이 하림. 그리고 겉보기엔 냉소적이지만 따뜻한 심장을 지닌 선기는 남녀 주인공 한결-은찬 커플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훌륭하게 뒷받침해주며 ‘커프’의 시청률 사냥에 힘을 보탰다.

◇30% 고지 점령 실패

‘커프’는 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트렌디 드라마의 부활에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돌파하는데 실패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첫째. 인터넷과 케이블TV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과거 안방극장 팬이 보였던 채널 충성도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둘째. 스토리 구성의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극 초반부터 ‘커프’는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관계 등에서 현빈-김선아 주연의 MBC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극 중·후반. 한결이 은찬의 성(性) 정체를 알고 난 뒤부터 극적 긴장감이 떨어졌다. 한결과 은찬이 ‘남-남’이 아닌 ‘남-여’ 커플로 전환하면서 드라마를 정점으로 끌고 갈 만한 새로운 복선과 극적 반전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프’는 많은 미덕을 지닌 작품이다. 이정아. 장현주 작가가 빚어낸 현실적이면서도 달콤한 대사.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끄집어낸 이윤정 PD의 연출력. 뻔한 삼각-사각 멜로나 출생의 비밀 등 낡은 장치를 버린 채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잔잔하게 충족시켰다는 점 등은 높이 살만하다. 덕분에 ‘커프 폐인’들은 벌써 ‘커피 프린스 2호점’ 오픈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용습기자 snoopy@






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