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탁진현기자] 지난 13일 저녁 8시, MBC-TV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방송 2시간 전 한 인터넷사이트의 채팅방.
4명의 남녀 네티즌이 '10시 커피프린스로 오세요'라는 타이틀 방에 모여 드라마를 둘러싼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의 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다른 네티즌의 글이 뒤를 이을 정도로 토론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이날 사이버 토론에 참석한 네티즌은 총 4명. 채팅 대화명 '샤피어스'(22·남·경남·군인), '이스니'(24세·남·서울·대학생) ,
'한줌의 별빛'(19·여·대구·고등학생), '은찬냥쪼아'(24·여·경기도·학생) 등 4명의 젊은 남녀 네티즌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남자 대
여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커피프린스'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드라마 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 채팅을 즐겼다.
최근 '커피프린스'가 인기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커피프린스'를 여자들의
드라마라고 정의할 정도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여자들이 미치는(?) 로맨스 소설이 원작이다. 꽃미남, 브랜드 커피, 남장여자, 동성애 등 요즘
젊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의 드라마는 아니다. 그래서일까. 남자 시청자들이 여자 시청자에 비해 소수인 게 사실이다. 드라마를
보는 시각 또한 여자들과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남자들은 고은찬(윤은혜 분)을 이상한 여자로 보고, 여자들은 은찬을 보며 남자라는 착각에
빠진다. 같은 드라마, 다른 감상. 스포츠서울닷컴에서 '남자가 보는 커피프린스 vs 여자가 보는 커피프린스'를 살펴봤다. 4명의 남녀 시청자들이
떨어대는 드라마 수다는 다음과 같다.
Round1. 남장여자 어때?
기자 : 윤은혜는 '커피프린스'에서 남장여자 고은찬으로 나온다. 얼굴은 분명 여자지만 털털한 말투, 행동 등이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이다.
남장여자 윤은혜와 고은찬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남장여자. 재미있긴 하지만 답답했다.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왜 말하지 못하나. 파리의 연인도 아니고 '왜 말을 못해!' 딱 봐도 여자로
보이는데. 하지만 가끔 고은찬같은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던지는 책임감 강한 남자!"
(은찬양쪼아)
"답답하다는 데 동감한다. 남장여자 설정 자체에는 별 거부감은 없었지만 그런 점에서 많이 속이 터졌다. 윤은혜가 여자인 건 누가봐도 알지
않나. 참 현재 군대에서 복무 중인데 윤은혜는 내부반 동료들한테 인기 폭발이다" (샤피어스)
"맞다. 답답해서 나도 속 터질 뻔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윗 분들 의견과 다른 사람도 있더라. 친구는 1회 때 윤은혜보고 진짜
남자인 줄 알았다고 했다. 특히 정장입은 장면에서. 은찬답다는 말도 참 좋다. 밥 잘먹고, 피자 4개씩 말아먹는 등 먹는 연기도 정말 좋았다"
(한줌의 별빛)
Round2. 동성애 괜찮아?
기자 : 물론 고은찬은 여자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면 고은찬과 최한결은 여자 대 남자가 아닌 남자 대 남자의 사랑인 셈이다. 충분히
동성애로 비춰질 수 있다. '커피프린스' 속 동성애 어떻게 보는가.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니...대부분의 남자들은 동성애 상당히 싫어한다. 최한결이 고은찬을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다들
공유가 미쳤다고 했다" (샤피어스)
"고은찬이 여자라는 것을 미리 알고, 실제로도 윤은혜가 여자이기에 '커피프린스'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만약 고은찬 역을 실제 남자
배우가 맡았다면 아마 경쟁작 '아이 엠 샘'을 드라마를 보지 않았을까" (이스니)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사랑하는 것은 막을 게 아니지 않나. 극 중 최한결의 대사 '너가 남자든 여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으니까'처럼" (은찬냥쪼아)
"동성애라면 기겁하는 대부분의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은 덜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요즘 여고생들 사이에서는 BL(보이즈 러브)
소설이 인기다. 또 윤은혜가 이미 여자라는 것을 알고있지 않나" (한줌의 별빛)
Round3. 가장 충격 혹은 명 장면은?
기자 : '커피프린스'에는 감각적인 명대사와 명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남장여자와 동성애라는 소재때문에 다소 충격적인 장면들도
있었다. 각자 시청자들은 어떤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거나 충격적으로 봤는가.
"최한결이 '남자든 여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으니까 갈 때까지 가보자'라면서 고은찬에게 기습 키스하는 장면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닭살 돋긴
했지만 짠하게 기억에 남는다" (은찬냥쪼아)
"그 장면에서 나도 탄성이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 바닷가 장면을 꼽고 싶다. 이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살짝 흘렸다. 은찬이를 사랑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공유의 애뜻한 연기가 정말 좋았다" (한줌의 별빛)
"이선균과의 키스가 충격적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느닷없었다" (이스니)
Round4. 커프를 사랑하는 이유는?
기자 : 2시간 동안 토론에 열심히 참여해줘서 고맙다. 각자의 의견을 듣고 보니 남자 시청자들도 여자 시청자들과 이유는 달라도
'커피프린스'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럼 마지막으로 커프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해달라.
"남장여자나 동성애라는 소재 자체보다는 사람의 기대심리를 자극하는 스토리가 아닐까. 지금은 그런 부분에 조금 적어졌지만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고은찬과 최한결이 티격태격하면서 잘 될 듯 안 될 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마찬가지다. 동성애라는 설정 자체는 별로지만 둘이 티격티격하는 것은 재미있다. 왜냐하면 윤은혜는 극중에서 남자로 그려졌어도 내가 느끼기엔
여자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장여자라는 소재는 둘의 관계를 더욱 극적으로 전개시키는 양념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스니)
"동성애적인 측면에서 신선하다고 할까. 그동안 국내에 이런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또 조연들 연기도 재미있고 감칠맛난다. 하지만 제2의
삼순이만큼 뜨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한줌의 별빛)
<사진출처=MBC 홈페이지(위쪽), 채팅 화면 캡처(아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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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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