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시리즈 첫 여성 연출자 이윤정 PD 익숙한 구도의 ‘커피 프린스
1호점’에 감칠맛 연출
“드라마는 제게 종교 같아요. 의지할 수 있고 내면을 정화시켜주고….”
MBC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남장까지
불사하는 씩씩한 여주인공, 말쑥한 부잣집 도련님들이 주축이 된 사각관계, 그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익숙한 구도다. ‘뻔한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설정이지만 대중은 이 드라마에 ‘반응’하고 있다. 6회 만에 시청률 23% 돌파. 윤은혜, 공유, 이선균의 호연,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매력적인 화면이 드라마에 생기와 동력을 불어넣었다. 원경과 클로즈업을 자주 사용하고, 깜찍한 소도구와 근사한 배경을 통해
예쁘장하고 차분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이윤정(33) PD. 방송 사상 첫 여성 미니 시리즈 연출자인 그는 “인물의 감정이 녹아날 수 있는
화면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저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드라마국에서 여자 안 받는다고 했어요. 살인적인 스케줄에 수많은 남자들을 거느려야 하고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들어야 하는 곳이니까 ‘여자가 웬 말?’이라는 반응이었죠. 그리고 보니 저 이틀 밤 샌 뒤, 간신히 3시간 자고 지금
일어났네요.”
그는 중학생 시절 황인뢰 PD의 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고개 숙인 남자’ 등을 보며 드라마 연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5㎝ 깊이의 일상을 5m 깊이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드라마가 무작정 좋았다”고 했다. 조연출 생활 7년. 그는 “아무래도
저보다는 남자 동기들이 더 고생한 것 같다”며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연출을 하는 지금이 1000만배는 더 재밌다”고
했다.
젊은 운동선수들의 사랑과 애환을 감각적인 화면으로 풀어낸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
PD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스키는 하나의 턴(turn)보다 턴과 턴의 연결이 중요하다”며 “드라마도 마찬가지로 한 컷 한
컷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태릉 선수촌’ 할 때 더 제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순수했던 거죠. 지금은 시청률도 생각해야 되고 조금은 다른 입장입니다.”
이 PD는 “데뷔작에서 좋은 연기자들을
만난 것도 복”이라고 했다. “윤은혜씨는 마음이 맑아서 그런지 굉장히 유연해요. 어떤 상황에 갖다 놓아도 거기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죠.
선균씨는 일상적인 장면에서 진심이 훅 묻어나는 연기를 보여줘 감탄할 때가 많고요. 공유씨는 버릴 것은 금방 버리고 상대방의 장점을 쉽게
인정해주는 사람이죠.”
200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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