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ㅣ  200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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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아리아

연출: 손형석 원작: 곽재식  극본: 진헌수

유명사립대의 공과대학 시간강사인 40대 초반의 상구는 어쩌다 운이 좋아 맡게 된 
강의가 용케도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어느덧 대학에서의 입지가 늘어감에 만족해한
다. 어찌어찌 생계를 유지할만한 조건만 간신히 갖춘 그였지만 신통하게도 제법 어
려운 강의내용을 잘 풀어내 연일 팬을 자처하는 수강생들이 끊이지 않아 인기강사
의 대열에 들어와 있다. 수업이 끝날 즈음엔 스스로 답을 아는 질문을 억지로 만들
어 오는 학생도 적지 않던 그 즈음... 어느 날, 그 팬을 자처하던 수많은 수강생 중 하
나인 현정과의 우연한 술자리에서 상구는 그만 감정에 취하고 분위기에 흥해 그녀
와 키스를 해버리고 마는데....

그나마 잘리지 않고 용케 여기까지 버텨왔던 이유라곤 신비하게 과대 포장된 대학
가 입소문 때문. 도무지 이해와 해결이 나지 않는 문제들을 유쾌한 이야기 몇몇과 묘
한 설명으로 깔끔한 결말을 맺어주는 것이 전부인 상구. 이제 독특하고 험난했던 이
력에 플러스알파로 비열함까지 덧입혀진다면 상구의 신비한 소문은 지구 밖까지 소
문나 버릴 테고 그나마 그의 입에 묻었던 풀기마저 마르고 말 터이다. 오호 통재라!!

상구의 단골술집주인인 최박사는 나이가 무슨 문제냐며 어떤 연예인은 마흔살의 장
벽도 허물더라 얘기 해줬지만 결국에 비대칭 커플은 말 그대로 왠지 어느 한쪽이 수
작을 걸은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란 것을 상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
다.

그러나!!! 노총각 상구는 스물 둘의 그녀에게, 오직 강의를 듣고 싶어 상구를 찾아온 
그녀에게, 필요이상으로 정답게 대했다.

그날 저녁, 상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을 끝내고 단골카페에 앉아 자신의 결심
을 실현하기 위해 물통에 담긴 맥주를 홀짝거리며 현정을 기다린다. 그리고 몇 분 
뒤, 상큼한 오로라를 휘감고 천천히 까페 안으로 들어서는 현정을 발견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