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월 7일 (토) / 제 624 회
''''사랑해, 아줌마''''
애정을 물질로 표현하는 부모 밑에서 부족함 없이 컸지만 그 보모
의 이혼으로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린 열일곱 살 세리는 각자 재혼
을 위해 양육을 떠미는 부모에게 독립선언을 할 만큼 당찬 소녀
다. 겉으로는 날을 세우고 있지만 누구보다 정이 고프고 사람이 그
리운 어쩔 수 없는 열일곱 살 소녀 세리는 살림을 맡아줄 가정부
를 붙여준 것으로 마지막 책임을 다한 듯 행동하는 부모에게 화가
나 가정부를 여럿 갈아치우며 사춘기의 한 때를 외롭고 고독하게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가방끈 짧고 가진 것 없이 맨몸뚱이로 살아온 밑바
닥 인생, 산전수전 공중전은 물론 인생의 쓰고 비린 떫은맛까지 모
두 맛본 끝순이 입주 가정부로 들어오는데, 그녀는 불임을 핑계 삼
아 가장의 책임까지 떠넘긴 채 노름에 미쳐 사는 서방을 하늘 같
이 떠받들며 살아온 여자다.
까다로운 식성과 유난히 깔끔 떠는 세리의 까탈스런 성격을 넉넉
한 마음으로 끌어안고 피붙이 같은 정으로 보듬는 끝순. 그런 끝순
의 소소한 참견과 일방적인 정이 귀찮고 성가시기만 한 세리의 동
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 즈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반항심으로 대학을 포기한 세
리는 아빠 지환의 닦달과 불같은 다그침에 친구들과 어울려 밤을
보내고 들어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뜻하지 않은 하룻밤의 실수가
‘임신’이 된 걸 알게 되고 패닉 상태에 빠진다. 평소의 냉철함을 잃
고 어쩔 수 없이 방황하는데 세리의 임신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끝순은 딸의 사고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를 보인다.
‘가정부’ 주제에 ‘엄마’처럼 굴지 말라는 세리의 차가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남의 일처럼 방관할 수 없는 끝순은 세리의 친구 현태를
찾아가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그 일로 세리와도 싸우게 된다. 세상
의 어떤 엄마가 여고생 딸의 임신 앞에서 수수방관 할 수 있겠느냐
는 심정이지만 세리는 그런 끝순의 태도가 그저 부담스럽고 성가
실 뿐이다.
그러던 중 세리는 갑작스럽게 유산을 하게 되고 병원까지 맨발로
달려와 지극정성으로 병간호를 자청하는 끝순의 본심을 비로소 깨
닫게 된다. 세리는 가장 힘들고 두려운 시기에 푸진 정과 한결같음
으로 곁을 지켜준 끝순을 통해 이제껏 꼭꼭 닫아왔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