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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석PD 인터뷰] 러시아는 북을 이해하는 또다른 창

"러시아는 북을 이해하는 또다른 창"  

[인터뷰] '러시아혁명' 다큐 준비중인 MBC 시사교양국 한홍석 PD

 

"왜 러시아혁명인가."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세계를 뒤흔든 순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러시아혁명' 5부작을 준비중인 한홍석(사진) PD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한 PD는 "북을 이해하기 위해, 나아가 20세기를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혁명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북한사회 철학과 세계관 이해할 수 있을 것"

"북한도 우리 현대사의 반쪽인데 현재는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를 통해서라면 북한을 우회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다. 토지 국유화, 집단 농장, 당 체제 등 소비에트 연방 생성 과정을 보면 북한사회 건설 과정에 대한 유추가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년 동안 러시아를 비롯해 영국, 미국 등으로 취재를 다니면서 그는 러시아의 내전, 이념갈등, 그리고 노동과 산업화 문제 등에서 사람만 다를 뿐 러시아가 한국 사회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실시간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북한 체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도 러시아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겠지만 스탈린 체제 수립 과정을 보면 북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철학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두운 면과 밝은 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드러내겠다"

그가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부분은 일부 러시아 사람들은 아직도 스탈린 시대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물론 스탈린 개인에 대한 호불호라기보다는 국가가 개인을 책임지는 시스템에 대한 향수다.

"나 또한 냉전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로서 스탈린 하면 테러와 숙청, 고문만 떠올렸는데 그렇게 얘기하니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객관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한 PD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러시아혁명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가능한 한 냉정하게 드러내려고 한다. 그는 "스탈린 시대를 나쁜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역사라는 것은 그렇게 한 두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강제노동수용소 복역자 등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서 혁명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사회 이념갈등 해소에 도움 됐으면"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공산주의'를 다룬다는 것은 아직까지 여간 조심스러운 문제가 아니다. 한 PD 또한 이번 프로그램이 혹시나 색깔론 시비에 휘말리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러시아혁명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방송은 시청자의 경험과 인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프로그램도 세계사를 이해하는 인물 다큐멘터리, 역사 다큐멘터리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PD는 "이 프로그램이 한국 사회의 이념 갈등을 푸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시청률이 오르는 것도 반갑지 않다"고 덧붙였다.

"레드콤플렉스 한 고비 넘어가는 듯…모르면 우리만 손해다"

지금까지의 과정만 본다면 우리 사회도 레드콤플렉스에서 한 고비 넘어가는 듯 보인다. 촬영까지 모두 마친 '러시아혁명' 5부작은 이제 편집 과정을 거쳐 오는 11월말 방송될 예정이다.

"금기는 정보를 차단한다. 금기 때문에 알려고 하지 않으니 문제가 된다. 어떤 정보든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정보와 지식을 쌓아두자는 뜻인데 어떤 잣대로 금기시하면 그만큼 모르게 되고 모르면 우리만 손해다"

'러시아혁명' 다큐멘터리 5부작은 기존 다큐멘터리 형식과 달리 재연 형식이 많이 포함될 예정이다. 자료화면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흑백 화면을 많이 쓰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취재진은 러시아 겨울궁전 등에서 현지 배우들을 데리고 재연 촬영을 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내용인 만큼 그림이라도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한 PD는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생활에서의 웰빙을 위주로 아이템을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인문학적 웰빙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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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러시아혁명'은

<러시아혁명>은 모두 5부작으로 구성된다. 1부 '구체제의 붕괴'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1917년 2월 혁명까지, 제정 러시아가 붕괴되는 과정을 다루고 2부 '볼셰비키의 10월 혁명'에서는 볼셰비키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어서 3부 '내전'에서는 레닌과 볼셰비키들의 생존 과정, 1920년대의 러시아를 다루고 4부 '스탈린 혁명'에서는 스탈린의 '농업집단화'와 '산업화' 과정을 다룬다. 마지막 5부에서는 러시아 혁명이 전 세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룬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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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오늘




2006-10-13(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