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국의 성범죄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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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 노혁진 PD

방송 : 2006년 3월 17일

지난 2006년 2월 27일 용산에서 한 초등학생이 성폭행 당하려다 살해되어 암매장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인근 신발가게주인. 범인은 과거에도 성범죄 전력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평범한 동네 가게 아저씨였고 가게 앞은 피해자가 매일 지나다니는 통학로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성범죄경력이 있는 사람이 학교근처 주택가에서 버젓이 살고 있었는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라서 이런 범죄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전자팔찌, 주거제한, 성범죄자의 온라인등록과 주소, 사진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 세계 어디선가 시행되고 있거나 한 번쯤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법한 모든 방법들이 당장 도입되어야 한다고 연일 아우성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방법들은 어떻게 시행되고 있고 그 효과는 어떠한가? 이 취재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전자팔찌 착용자를 찾아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사람을 만나러 미국으로 갔다.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199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메건법에 따라 성범죄자는 교정당국에 등록하게 되어있고, 등록된 성범죄자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등록된 성범죄자는 이름, 나이, 주소, 범죄사실 뿐만 아니라 사진까지도 공개되어있기 때문에 취재대상 선택의 폭은 넓었다. 물론 모든 등록된 성범죄자가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팔찌 제도가 모든 주에서 시행되는 것도 아니고 또 성범죄자라 하더라도 모두가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자팔찌 제도는 형기의 일부를 복역하고 가석방된 성범죄자의 주거제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공개된 개인정보에 전자팔찌 착용여부가 나오지는 않지만, 범죄시기가 최근인 사람들 위주로 찾아보니 가석방되어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이들 중에 인터뷰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얼굴도 가려주고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방송도 한국에서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러 명을 접촉한 뒤에 위스컨신주 쉬보이간에 사는 와이어링거라는 사람이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인터뷰조건은 얼굴을 가려주고 이름도 가명으로 사용, 전문가급의 인터뷰사례지급이었다.

위스컨신주의 주도인 매디슨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쉬보이간은 별로 활력이 없어 보였다. 3월초인데도 곳곳에 눈이 쌓여있었고, 거리에는 차도 사람도 별로 없이 도시전체가 우중충하고 권태로우면서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약속한 시간보다 10분정도 일찍 주소를 찾아 와이어링거의 집으로 갔다. 초인종을 눌렀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집 앞에서 약간 기다리고 있었더니 한 사람이 차를 타고 돌아왔다. 얼굴을 보니 인터넷에서 본 바로 그 얼굴이었다. 성범죄자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리 평범한 인상에 눈매만 날카롭고 전체적으로 배운 사람의 얼굴이었다.

집안에 들어가니 거실 벽이 온통 책으로 가득 차 있는데, 보통 책들이 아니라 가죽으로 장정을 한 오래된 책들이 많았고 라틴어 책들도 상당수 있었다. 와이어링거는 자신의 책 중에는 빅토리아 시대의 책들도 있다며 자랑을 했다. 궁금해서 직업을 물어보니 고등학교에서 영어와 라틴어를 30년 넘게 가르치다가 성범죄혐의로 체포되면서 은퇴했다고 한다. 현재 나이 60세. 집안분위기는 학자의 서재였으나 살림을 한 흔적은 없었고 집안에 여자가 살고 있거나 살았던 흔적도 없었다. 결혼을 했냐고 물어보니 평생 결혼한 적이 없다고 한다.

▲ 발에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와이어링거

처음부터 범죄사실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4년 전 학교교사시절에 제자였던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성기를 만지며 성추행을 했다고 한다.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이었다고 한다. 당시 강제로 한 것이 아니고 서로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이 학교를 졸업하고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교제기간이 길어지면서 여자친구가 보기에 남자친구가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 자꾸 물어보니 남자친구가 고등학생시절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이 말을 들은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와이어링거를 찾아와 옛날 일을 물으며 몰래 대화를 녹음했고, 이것이 증거가 되어 미성년자 성추행혐의로 체포되었다고 한다.

재판에서 3년형을 받았지만 모범적인 수형생활로 1년 조금 넘어 가석방되었는데 가석방조건이 주거제한과 더불어 교육과 상담치료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주거제한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전자팔찌였다.

전자팔찌는 집안의 수신기와 무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다시 수신기는 전화선을 통해 위스컨신주 교정국과 연결되어있다. 가석방규정에 따라 와이어링거는 아침 9시에서 저녁5시까지만 외출이 가능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집안에 있어야 한다. 팔찌와 수신기는 계속 서로 무선통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팔찌와 수신기가 일정한 거리 이상 떨어지면 교정국에서 알게되고 그 시간이 성범죄자가 집에 있어야 할 시간이면, 교정국에서 쉬보이간 경찰에 연락하고, 경찰이 집에 찾아와서 확인하게 된다. 만일 사라진 것이 확인된다면 수배를 하게 된다.

▲ 전자팔찌를 차보는 PD

전자팔찌는 이름과는 달리 팔이 아니라 발목에 부착하는 형태인데, 발목굵기에 맞추어 고정시키면 절단하기 전에는 풀 수 없게 되어있었다. 절단할 경우에는 밴드에 내장되어있는 철사줄이 끊어지면서 파손사실이 자동으로 교정국에 전달되게 되어있었다.

와이어링거는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것이 특별히 불편하지는 않다며 샤워도 가능하다고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전자팔찌는 방수, 방진, 방충처리가 잘 되어있었다.

와이어링거는 팔찌 외에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다. 체포될 당시 컴퓨터에 아동포르노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와 채팅을 통해 미성년자와 접촉할 수 있다는 이유로 컴퓨터 사용도 금지되어있었다. 또 술도 마실 수 없게 되어있었다. 그 이유는 그가 형기를 완전히 마치지 않은 가석방상태이기 때문이었다.

또 그는 정기적으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게 되어있었는데, 음주금지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미성년자가 모이는 곳, 이를테면 학교나 도서관 근처, 놀이터 등에 일정거리 이상 접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정기적인 거짓말 탐지기조사를 통해 검사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 드는 비용은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이 지급하는 출연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은 이미 출연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담당관리에게 신고했다고 했다. 범죄사실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없다는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출연료는 자신이 받지만 즉시 교정당국에 전달할 것이고 그 돈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비용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했다.

매디슨에 있는 위스컨신주 교정국에서 전자팔찌 담당자 밀샙을 만났다. 공식직책은 감시센터( monitoring center) 국장. 밀샙국장은 우리의 취재의도를 듣고는 한 마디로 전자팔찌는 성범죄를 예방하는 수단은 아니라고 했다.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사람이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체포가 용이하다는 잇점이 있고 이런 체포용이성이 범죄자를 심리적으로 억압하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범죄를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었다.

전자팔찌를 도입한 이유는 팔찌를 채우면 가석방자 관리가 용이하고, 감옥에 두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또 교정이라는 면에서 보아도 사회에서 일반인 사이에 있는 것이 교육효과도 좋다는 것이다. 결국 전자팔찌 도입의 근본이유는 성범죄예방보다는 가석방자 감시라는 것이었다.

▲ GPS형 전자팔찌와 송수신기-항상 같이 다녀야 한다.

위스컨신주에서는 구형인 유선전화형 감시장치와 함께 신형인 GPS이용 전자팔찌도 운용하는데, 취재시점에는 GPS 전자팔찌를 착용한 사람은 없었다. GPS를 이용한 감시시스템은 미국 서북부의 워싱턴주에서 볼 수 있었다.

 

스포케인 주민들의 자치조직 COPS

워싱턴주의 스포케인(Spokane)은 청소년대상 성범죄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활발한 곳이었다.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500Km정도 거리인 스포케인에서는 1991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근 야산에서 난 산불을 진화하던 중 니키 우드라는 소녀의 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니키 우드는 레베카 웨스트라는 소녀와 함께 마을에서 실종된 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었는데 화재진압과정에서 성폭행 후 살해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그 후로도 레베카 웨스트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 COPS사무실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제리 형사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을주민들은 COPS(Community Oriented Police Service)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COPS는 스포케인시에 11개의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었는데 경찰들은 이곳에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치안정보를 제공하고 범죄예방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 순찰 중에 긴급한 사안이 생기면 경찰서까지 가지 않고도 일을 볼 수 있게 경찰과 연결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있었다.

▲ 성범죄자 등록내용을 인쇄한 전단지

COPS가 하는 일 중 중요한 일이 새로 마을로 이사 오는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워싱턴주의 성범죄자등록 사이트는 등록된 성범죄자의 사진을 클릭하면 전단지의 형태로 변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COPS에서는 이것을 프린트해서 등록된 성범죄자가 이사 오는 주변의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있었다. 이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배포범위는 3블록 이내라고 내부적으로 정하고 있었다.

COPS의 각지부장들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중 한명은 자신이 한국전에도 참전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들은 주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강했고 또 자신들끼리 잘 뭉치는 등 ‘해병전우회’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는데 COPS의 대장인 마를린 손더스는 성범죄자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다 죽이고 싶다”고 대답했다.

전에 광고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손더스는 우리의 취재기회를 COPS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자 했는지-아마 그래서 후원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여러 지역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서 취재진은 COPS를 취재하는 동안 2개의 현지 TV방송과 한 곳의 신문으로부터 취재를 당했다. 취재 후 혹시 한국으로 방송 테입을 보내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각 방송사의 취재팀들은 물론 보내주겠다며 명함도 받아갔지만 보내준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언론의 어디나 비슷한 모양이다.

메건법에 따라 성범죄자 등록제도가 실시된 이후 성범죄자들이 살 곳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스포케인처럼 주민들의 활동이 강한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성범죄자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생겨나기도 했다.

▲ 워싱턴 아파트-주민 대부분이 가석방된 성범죄자

▲ 워싱턴 아파트의 린다와 입주자명단

▲ 출입사실을 기록하는 아파트 거주자

규정상 등록된 성범죄자들은 학교, 공원, 보육시설 등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에는 일정거리 이상 접근할 수 없게 되어있는데 대도시의 경우 이 규정을 모두 만족시키는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또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가석방된 성범죄자들을 세입자로 받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것이 성범죄자 아파트이다.

린다 월포라는 할머니는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가지고 이 아파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만일 도시전체가 성범죄자들을 밀어내기만 한다면 이들이 갈 곳이 없어지고 오히려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 린다의 철학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60개의 방이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한 달 $270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전기, 수도료까지 제공하며 방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석방을 앞둔 재소자들은 교도소에서 미리 린다에게 편지를 보내 방을 예약하고 있었다.

이 아파트 입구에는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큰 팻말이 붙어 있었다. 또 거주자들은 드나들 때마다 린다가 근무하는 경비실에 출입시간을 기록해야 했다.

또 교정당국은 아예 이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해 상주하면서 가석방된 성범죄자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었다.

이 아파트에서 만난 에릭 브라운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후 1년넘게 복역하고 가석방된 사람이었다. 브라운은 자신의 아이들을 포함, 모든 미성년자와의 접촉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전화도 할 수 없다며 자신의 순간적인 잘못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운과 인터뷰 후에 이 아파트에 상주하는 교정국 관리 올리비아에게 브라운에 대해 물어보았다.

올리비아는 한마디로 브라운이 쑈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옆에서 보고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점수를 받기위해 일부러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성범죄자들은 대부분 언변이 좋아 사람을 잘 속인다는 것이었다.

이 아파트에 있는 사람 중에 GPS를 이용한 전자팔찌를 차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GPS전자팔찌는 관리비용이 많이 들고 또 대부분의 가석방자들을 24시간 감시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GPS전자팔찌를 차면 착용자의 모든 동선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모니터실의 컴퓨터에는 스포케인의 지도가 나타나고 학교, 공원등의 위치가 표시되기 때문에 착용자가 금지구역에 접근하는지 여부가 바로 표시된다. 만일 착용자가 금지구역에 들어가면 모니터실에서 바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게 되어있다. 물론 GPS를 착용하더라도 체포를 무릅쓰고라도 범죄를 저지르기로 한다면 예방할 방법은 없다.

스포케인 경찰은 적극적으로 성범죄자를 찾아내는 노력도 하고 있었다. 바로 경찰들이 10대 소녀로 가장하고 온라인 채팅에 나서는 것이다. 중년의 남자경찰들이 10대 소녀로 가장하고 온라인채팅에 나서는 모습은 우습기도 했고, 한국에서라면 함정수사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한 일이었지만, 스포케인 경찰들은 진지했다. 미국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채팅에서 스포케인에서 접속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확률이 매우 낮은 일이지만, 스포케인 경찰은 이런 수사를 통해 채팅을 통해 미성년자와 접촉하려던 성범죄 미수범을 체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 덕에 스포케인에서는 최근 몇 년간 성범죄 재범이 없었다고 한다.

 

효과적인 성범죄 재발방지 대책은?

이런 주거제한이나 전자 감시 외에도 화학적 거세방법도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화학적 거세란 약물을 주입하여 욕망이 있어도 기능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치료에는 법원의 결정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극히 이례적으로 공격성이 강한 성범죄자에 대해서만 사용한다고 한다. 화학적 거세에 관해 설명해 준 캘리포니아주립대의 터커박사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화학적 거세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법원의 판결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욕을 통제하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수도사들이 하기도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공격적 성욕을 억제하기위해 예방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화학적 거세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약이 좋아져서 자주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고 간단한 외과수술을 통해 피부속에 약을 넣어두면 이 약이 서서히 녹으며 1년 정도 약효가 지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여러 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성범죄률은 생각보다 하락하지 않고 있다. 또 집앞에 팻말을 붙이는 등의 강력한 대책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높다는 비판도 있다.

그래서 성범죄퇴출연합의 로버트 쿰스는 성범죄자 주거제한 등의 조치는 성범죄자를 오히려 가난한 지역으로 내?는 결과가 될 것이고 오히려 범죄의 빈익빈 부익부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취재 당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가지 법안이 서로 입법을 다투고 있었다.

한가지는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도소내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는 성범죄자의 정신상태나 성범죄의 속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견해차이가 있다.

캘리포니아주 건강국에서는 여기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일부 공격적인 성범죄자를 제외하고 다수의 상습적인 성범죄자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스스로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정신질환이라는 것이다. 또 이런 증상은 마치 마약중독과 비슷한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처벌만으로는 재범을 막는데 한계가 있고 원인제거를 위해서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재를 하며 느낀 것은 성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은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고 일부는 인권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성범죄자에 대해 인권 운운하는 것조차 가당치 않다는 의견을 보이는 사람이 한국 못지않게 미국에서도 많았다. 결국 관건은 재발을 막으면서 성범죄자들이 사회에서 건전하게 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일 것이다.

성범죄는 비교적 재범률이 낮은 범죄이다. 또 다른 종류의 범죄와는 달리 상습적인 성범죄자들은 처벌만으로는 재범을 막을 수 없고,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 못지않게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범죄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우리도 사건이 한 번 터지면 달아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등 잠잠해 지기보다는, 또 상당한 비용이 드는 여러 가지 감시제도를 당장 도입하자는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상습적인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