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팔 민중의 힘 취재한 MBC 'W' 김상균 PD
2006 년 05 월 01 일 월00:40:15 정은경 기자
지난 4월 28일 밤 방송된 MBC <W> '왕은 가라-나라를 바꾼 네팔 민중의
힘'은 여러 면에서 먼 나라의 일 같지 않다. 힌두교에서 '성역'이나 다름없는 국왕의
지위에 시민들이 도전했다는 점, 결국 국왕이 '항복'을 선언하긴 했지만 재야 세력간
다툼으로 여전히 불안이 잠재돼 있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이 프로그램 곳곳에서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쓰레기 더미와 병원 등을 헤매고
다니는 김상균 PD를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만 사흘 동안 네팔
민중항쟁 현장에 있었다. 홀홀 단신, 방독면 하나에 의지한 채였다.
네팔 정부군, 시민 살상에 죄책감도 없어…테러리스트 몰아 화장해버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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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시사교양국 김상균 PDⓒ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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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최종 편집을 마친 지난 28일 오후 만난 김 PD는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사람들, 더 인간다운 사회로 움직이려는 사람들에게서 4·19혁명과 6월 항쟁의
느낌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권을 잡기 위해 정치지도자들을 마구 수용하고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모습이 그랬다.
지난 28일 방송에서도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도 테러리스트로 몰려 남편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아내의 억울한 사연이 소개됐다. 정부군은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시신을
화장시켜 버렸다.
목숨을 건 네팔 민중들의 항쟁은 결국 갸넨드라 국왕으로 하여금 '하원 복원'을
발표하게 만들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야당만 7개인 데다 만만치 않은 세를
갖춘 공산반군도 두 쪽으로 갈라져 있어 '새 체제' 건설은 멀기만 하다.
"왕정을 타도의 대상으로 보느냐, 아니면 타협의 대상으로 보느냐 등 입장이
모두 다르다. 공산당 중에서도 마오이스트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네팔의
미래가 달려있다."
향후 네팔의 미래를 전망하는 김 PD의 말은 독립 이후, 분단 이후,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을 새삼 되돌아보게 만든다.
"국내 취재진 없어…낮은 삶에 대한 관심 우선돼야"
김 PD는 "네팔은 중국과 인도 중간에 낀 나라라는 점에서, 강대국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리 언론들도 네팔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지에는 국내 취재진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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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8일 방영된 MBC < W>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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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이지만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과의 연대가 중요하다. 낮은 삶에 대한 관심이 결국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지 않겠나.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을 동경하기보다는 우리보다
못 사는 사람들과 함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눠야 한다."
"안전모 없는 사람 나밖에 없더라…분쟁지역 취재 노하우 다져야"
지난해 4월 29일 <W>가 첫 방송을 내보낸 뒤 여러 PD들이 세계 곳곳의 위험
지역을 다녀왔지만 김 PD가 다녀온 네팔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가 챙겨간 안전장비라고는
방독면 하나밖에 없었다. 그나마 최루탄이 터지면 현지 카메라기자에게 넘겨줘야
할 판이었다. '제대로 된'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안전모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반면 BBC, NHK, CNN 취재진들은 온
몸을 안전장비로 싸고 있었다. 분쟁지역 취재에 대한 노하우 마련,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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