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브라질 한인 아동 납치사건(5월 27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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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취재리포트


Wide KOREA
- 오동운PD ‘브라질 상파울루’ 취재기


  
흔들리는 치안, 납치도 사업이다
  - 브라질 한인아동 납치사건

  브릭스(BRICs), 세계 경제규모 9위 - 중남미의 맹주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을 소개하는
  단어들이다. 룰라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인 경제 개발에 역점을 두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브라질. 최근 룰라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면서 한국과 브라질의
  관계 증진에 노력하고 있는 등, 브라질은 점차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에게 가까워지고 있는
  나라이다. 하지만 지난 5월 1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들려온 한 소식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던지고 있다.


한인 아동 2명, 등교하던 중 납치

    납치 사건이 발생한 조OO씨의 집 앞. 아이들을 태울
    차를 가지러 간 사이 납치사건이 발생했다.

  5월 10일. 상파울루 리베르다지 지역에서
  아이들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한국교민 조OO씨.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가 조씨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러 잠시 차를 가지러 간
  사이, 갑자기 나타난 괴한들에 의해
  아이들이 납치되고 만 것이다. 조씨는
  상파울루에서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
  갑자기 벌어진 일에 조씨 가족들은 현재
  깊은 슬픔 속에 납치범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들은 몸값만 내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어떻게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상파울루에서 납치는 사실 일상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상파울루는 극심한 납치
  범죄로 인해 납치 전담 경찰서까지 따로 만들 정도이다. 2001년 들어 한 해 300여건에 이르던
  납치 사건이 최근 조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사흘에 한 건 꼴로 발생하는 납치는 브라질,
  나아가 남미 전체의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이러한 납치는 조직적으로 이루어져 ‘납치사업’이라고 부를 정도가 되었다.
 

한인들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들도 있어

상파울루 시내에 위치한 납치전담 경찰서. 별도의 부서까지 마련할 정도로 애쓰지만 납치는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한국교민은 대략 5만 여명
  정도. 그중 대다수가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의류사업을 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 하지만, 이번
  납치사건으로 많이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사실, 한인 납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아들이 납치당했던 한OO씨는
  지금도 자신에게 갑작스레 닥쳤던 불행을
  잊지 못하고 있다. 역시 등굣길에 갑자기
  아들이 납치되면서 40여 일이 넘도록 긴
  협상 끝에 아들은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지만,
  한씨는 당시 운영하던 가게들 중 일부는
  문을 닫고 새롭게 사업을 일으켜야만 했다.
  납치를 당한 것은 한마디로 운이 나빴던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없을
  만큼, ‘자신을 지키는 것은 자기 밖에 없다’는
  말이 현실로 둘러싸고 있는 상황. 요즘
  들어서는 단순한 협박전화를 통해 소액의
  돈을 요구하는 일들도 잦아지면서 한인들은 점점 이 곳의 치안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런 범죄들이 생기는 것일까?

  상파울루시의 인구는 약 1,800만. 브라질 경제의 중심답게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는 이곳은
  브라질 인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 현실은 이런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 약 18%까지 치솟고 있는 실업률은 많은 사람들을 좌절에
  빠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자들이 손쉽게 범죄에 빠져들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업자들이 많다고 범죄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 절도사건만
  한 해 30여 만 건에 이르는 이러한 상황에는 바로 허술한 총기관리가 주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전체 총기의 51%가 불법총기일 만큼 총은 널리 퍼져 있고,
  이를 이용해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

  실제로 교민 김OO씨는 저녁에 대로변 모퉁이에서 차를 타고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게 총으로 위협을 당하면서 차량과 돈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총을 구하는 것은 빵집에서 빵을 사는 것과 같다?!

  취재진은 정말로 총을 사는 것이 손쉬운 일인 지 한 총기 밀매상과 접촉을 시도했다. 상파울루
  중심지에서 약 1시간가량 떨어진 빈민가에서 2차례의 시도 끝에 만난 총기 밀매상. 하지만 그는
  지극히 평범한 인상이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그가 안내한 곳은 그의 집. 버젓이 집에서
  총을 팔고 있는 것이었다. 취재진 앞에서 자연스럽게 서랍 속에서 권총을 꺼내고 소음기,
  총알, 단검, 장검 등 각종 무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돈만 지불한다면 어떤 무기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총기 밀매상이 보여준 총과 탄알들. 브라질 총기의
  약 51%가 이런 불법거래를 통해 유통된다.

“총을 구하는 것은 빵집에서
빵을 구하는 것처럼 쉽다” - 총기밀매상 지우송의 말

  “총을 구하기는 빵집에서 빵을 사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 우리가 만난 총기 밀매상 지우송(31).
  그는 주로 마약 밀매 등 대부분의 총기가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선 당연히 총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에 우리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동네 곳곳에서는
  총싸움이 벌어진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이런 희망 없는 동네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은
  필수품이라는 그의 말을 순간 반박하기 힘들었다. 또한 설령 무기를 가지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되더라도 그렇게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귀띔해주었다.


자본의 힘으로 치안의 공백을 메꾼다

  브라질에서 개인경호산업은 최고로 성장하는 분야 중의
  하나이다. 경호업체의 시범.

  이렇게 공공 치안이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돈이 있는 일부 부유층들과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경호산업 또한 발전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경호산업은 소위 ‘뜨는
  사업’ 중 제일이라고, 한 경호업체
  관계자는 자랑했다. 약 800여 기업체와
  개인 고객에게 경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업체는 경비 시설 설치, 주택 등
  시설보호, 고객 개인 경호뿐만 아니라
  차량 방탄개조 등 전 방위에 걸친
  경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치안력은 공백이 있으며, 자신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경호업체. 그 공백을 메우는 데에는 당연히
  돈이 든다. 스스로를 지키는 데 돈이
  드는 것이 브라질의 현주소였다. 부유한
  고급주택들은 전기담장, 사설 경호원,
  감시카메라 등, 돈의 힘으로 자신의
  부(富)를 지켜내고 있었다. 


브라질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도...  

  높은 마천루와 고가도로 밑 판자 집, 최고급 상가거리와 산을 가득 메운 슬럼가. 세계에서
  가장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현실에서 그 간격을 메워 나가는 노력은 아직도 많이 필요하다.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한다면, 브라질의 발전은 생각보다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력한
  단속도 필요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범죄에 나서게 되는 이유 - 일은 없고, 죄를 지어서라도
  돈을 벌고자 하는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야만
  상파울루를 걷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총을 들이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납치되었던 두 어린이는 지난 6월 19일 새벽 2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