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2일 (금) / 제 2 회
▣ 나는 여자이고 싶다
* 나는 소망한다! 나에게 금지된 것을...
얼마 전 어느 여성 장애인의 누드 사진이 인터넷 잡지에 실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근래 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상업적으로 누드사
진을 발표한 터라 대부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용기 있는 도전”이
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까지 돈을 벌어야 하느
냐”. “한 번 튀어보려는 거다”, “당신이 장애인 대표냐, 왜 다른 장
애인들이 피해보게 하느냐”는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많다. 하지
만, 그녀에게는 누드 사진을 찍어 공개하게 된 절박한 이유가 있다
고 한다. <논픽션 공감>에서는 도대체 왜 그녀가 그런 돌출 행동
을 하게 되었는지를 들여다보면서, 여성 장애인들이 갖는 억눌린
욕망과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몸부림을 이해해보고자 한다.
* 이선희, 평범하지만 남다른 그녀
가수 비를 좋아하고, 수다 떨기와 술, 예쁜 옷을 좋아한다는 평범
한 처녀 이선희씨(30). 그녀는 하반신과 양손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체 1급 장애인이다.
선희씨는 흔히 말하는 중도장애인. 9년 전, 제주도 용두암을 구경
하러 갔다가 계단에서 굴러 5,6,7번 경추가 손상되었고 그후, 비장
애인에서 장애인으로 달라진 삶을 살게 되었다. 예전으로 돌아가
기 위해 수술과 재활치료에 매달렸지만, 평생 누워서 살아야한다
는 의사의 말에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 싶었다는 선희씨. 자살 기도
를 한 것만 4번. 아직도 손목에 남아있는 흉터가 선명하다.
그녀가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세상으로 나온 건 불과 4년 전. 아
버지가 돌아가신 후, 선희씨의 손발이 되어주던 어머니가 생활비
를 벌기 위해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졌고, 이제 더 이상 누구에게
기댈 수만은 없었다.
살기 위해 그녀는 안 해본 것이 없었다고 한다. 좌판 장사, 회사 면
접만도 여러 번... 하지만 일이 더디다는 이유로 번번이 일주일도
안 돼 해고를 당했다. 그리고 지금 선희씨의 직장은 제주장애인자
립생활센터. 말 그대로 장애인의 자립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곳에
서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을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 일을 하고 있
다.
* 누드 사진을 찍게 된 그녀만의 사정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향유하는 많은 것들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성적인 욕망. 이선희씨는 장애를 가진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 문제에서 언제나 억압되어 있는 현실이 답답했다. 만나
던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성적 욕망을 얘기하지도 못하고 결국 헤
어져야만 했다. 그러던 중 가장 솔직한 자신의 감정과 모습을 드러
내고 싶었고, 장애 비장애를 떠나 요즘 많은 일반 여성들이 한번
쯤 갖고 싶어하는 자기의 누드 사진을 갖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
서 그녀는 지난 봄, 어머니께 부탁해 누드 사진을 찍게 되었고 인
연이 닿아 인터넷 장애인 잡지의 성에 관한 칼럼에 정식으로 찍은
누드사진들을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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