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부, 전설이 된 물고기들

▷ 횟감의 황제 다금바리와 붉바리!

‘2007년 9월’
다금바리만을 전문으로 잡는 주낙 조업은 9월 초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올 여름 수온상승으로 인해 바다는 아직 따뜻했고 이런 이유로 조업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 
더군다나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 하지만 전문잡이 배들 10여척 가운데 3척의 
주낙배들은 만선의 꿈을 안고 다금바리 조업을 나섰다.

다음 날 새벽 3시, 제작진은 주낙을 걷으러가는 강봉두 선장과 함께 다시 배에 올랐
다.
깜깜한 밤인데도 바다 건너 조업 배들은 환히 불을 밝힌다.
포인트를 찾아 달려온 바다 한 가운데에서 선장님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다금바리야~ 다금바리!!”

운이 좋아야 가끔 한 마리씩 잡히지만, 다금바리를 잡아오는 어민들은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표정부터가 다르다. 20킬로 이상의 대물 다금바리가 낚이면 400만원을 넘
어 소 한 마리 값보다 더 비싼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kg 다금바리의 서울상경!!”

18kg의 다금바리를 서울로 상경시키는 공수작전이 펼쳐졌다.
다금바리를 넣어 산소를 주입시킨 상자를 겹겹이 포장한 후, 
비행기를 통해 올려 보내면 서울에선 그날 바로 다금바리를 받아볼 수 있다!
킬로 당 20만원을 호가하는 다금바리, 18kg이면 3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미스터리적인 다금바리의 생태!”

다금바리는 깊은 바다 속, 동굴 틈에서 생활하며 먹이 활동 외에는 거의 이동을 하
지 않는 정착성 어종. 또한 10년 이상 크게 되면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전환을 한다.
하지만 제주해양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오랜 시간이 흐르고 수컷에서 다시 암컷
으로 성이 전환되는 개체들도 보인다고 하는데.. 
본 취재진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는 다금바리의 생태를 최초로 공개한다.

  “산모들의 보양식!”

제주도에선 아기를 낳은 산모들의 훌륭한 보양식으로 다금바리와 붉바리를 꼽는다!
붉바리는 최대 1m까지 자라는 다금바리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잡내가 없기로 으뜸
인 돌돔보다 씹히는 맛이 깨끗하고 쫄깃쫄깃 부드러워 최고급 횟감으로 취급받고 있
다.

▷ 전설속의 돗돔 

‘2007년 6월’
현재 국내에 집계되는 양이 1년에 10마리도 채 되지 않는 어종!
국내뿐 아니라 일본 문헌에서도 생태조차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지금 이상태로라면 생태도 확실히 알지 못한 채 멸종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

“살아있는 돗돔을 공수하라~!”


올 초, 통영해양수산사무소는 멸종위기에 놓인 돗돔의 인공종묘생산 개발 사업을 추
진하기 시작했다. 이미 돗돔 치어 6마리는 구해졌고 수놈은 확보된 상태! 
최대 2m 크기로 사람만한 몸짓을 자랑하는 돗돔은 대부분 다 죽은 상태로 위판이 된
다.
때문에 산란의 생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살아있는 돗돔과 암놈의 난을 필요로 하는 통영사무소 연구진은 돗돔 확보에 나선
다.

돗돔은 심해성 어종으로 수심 400∼500m의 암초지역에 서식하다 6~7월 산란기가 
되면 수심 60~70m의 연안으로 이동한다. 돗돔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연안으로 올
라오는 딱 한 달!
수소문 끝에 매년 돗돔을 낚고 있다는 김영수 선장을 만났다. 

돗돔이 낚일 수 있는 7월의 마지막 조금! 
신 양식어종 개발의 희망을 걸고 돗돔을 잡으러 나가는 어선에 탑승한다.


▷ 자연산? 자연산!

자연에서 우러나오는 색, 
향긋한 바다 갯내음의 향, 
한점 한점 썰어놓으면 광채의 무지개 빛깔이 돌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감칠맛!
자연산과 양식산 어종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 

우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횟감중의 하나!
하지만 횟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우럭은 99%가 양식산이다.
최근 중국 수입산이 들어오면서 국내양식은 제자리에서 밀려나고 더불어 최고의 맛
을 자랑하는 자연산 우럭은 아예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양식산과 자연산의 가격이 겨우 1000원의 차이로 그쳐 버린다
는 것! 

이게 비단, 우럭 뿐만은 아니다.
광어, 돌돔 등.. 자연산으로서 최고의 맛을 뽐내지만 제 값을 다 받지 못하는 어종들
은 늘고 있다. 자연산 어종들의 개체수도 감소하는 한편 많이 잡힌다 해도 그 판로
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연산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추석특집 <자연산>에선 우리의 밥상에서 ‘자연산’ 물고기들이 주는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