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랑' 뻐꾸기 가족 - 1부

 지난해 14세의 나이로 최연소 대입 검정고시 충북 전체 차석을 차지한
<손빈희>. 5개 대학의 수시 모집에 합격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영재 소녀!
그런데 빈희의 형제자매 중 빈희만이 영재가 아니다.
둘째 동생 황정인은 2005년 대입 검정고시를 최연소로 합격했고,
셋째 동생 손다빈은 올해 13세로 고입, 대입 검정고시를 최연소로 합격했다.

이쯤 되면 빈희네 세 자매가 특별한 영재교육이라도 받았을 것 같지만 
이들은 과외나 학원을 다닌 적도 없었고, 정규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가 전부
아이들은 한 핏줄로 맺어진 친 자매도 아니다. 빈희네는 ‘재혼 가정’
1999년 엄마 윤미경씨가 빈희와 다빈이를 데리고 아빠 황석호씨와 재혼을
하면서 아빠의 아이들 정인이, 태성이까지 총 여섯 식구가 한 가족이 됐다  
그리고 6년,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통해 아이들이 겪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새 아빠 황석호씨의 남다른 교육방식이 아이들을 영재로까지 
길러냈다고 하는데...  


▶ 평범한 “세 자매”를 영재로 키운 비결

손빈희(15), 황정인(15), 손다빈(14), 황태성(10).
이들 가족이 사는 충주시 25평 작은 집에는 매일 특별한 함성이 들려온다.

1.부모님께 효도하자....
3.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자.... 
9. 피를 나눈 형제보다 하늘이 내려준 형제가 더 소중하다 

두 가족이 한 가정을 이루며 함께 정한 십계명! 
이 십계명을 말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생일이 되면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큰 절을 올리고, 술 취한 아빠를 위해 발마사지를 하는가하면 
엄마 대신 설거지, 빨래, 연탄 가는 일 등 각자 일을 나눠서 실천해 나간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도 않는다. 매일 아침 엄마의 학원에 출근해서 청소를 
하고 초등학생들 가르치는 일을 돕는다. 용돈도 없다. 돈이 필요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번다. 엄마 아빠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어
보는 게 소원이라는 아이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아이들을 영재로 키운 비결

‘자세’와 ‘집중력’만 갖추면 누구나 영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빠 황석호 씨는 아
이들의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생활의 모든 것을 교재로 삼는다. 
뇌호흡, 명상, 머리띠, 극기 훈련, 여행. 심지어 “돈”을 이용한 짤짤이까지도 집중력 
훈련법으로 활용한다. 

그 성과가 바로  올해 부산외대 법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빈희.
다음 목표는, 정인과 다빈이의 대학조기입학, 빈희보다 더 좋은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기 위해 중국어능력 시험인 HSK 8급에 도전한다.

▶ 新 콩쥐와 팥쥐

첫째 손빈희, 둘째 황정인, 셋째 황다빈 1살 터울의 세 자매는 
부모의 재혼으로 콩쥐와 팥쥐가 돼버렸다. 그러나 올해 부산외대 법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빈희는 물론 둘째 정인이와 셋째 다빈이는 쌍둥이라고 오해
할 만큼 가까운 단짝 친구. 자신들을 ‘덤 앤 더머’ 라고 부르며 
어디든 붙어 다닌다. 재혼 초기 자매인데 왜 성이 다르냐는 말에 상처를 
받고 울기도 많이 했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공부를 해야 했지만 
함께 공부하고 부대끼는 동안 세 자매야말로 서로에게 부모의 이혼으로 겪은 남다
른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친구임을 깨달았다. 누구보다 
가까운 형제이며 친구이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된 세 자매. 이들은 이제 
피를 나눈 것만큼이나 끈끈한 정을 서로에게 느끼고 있다.
▶ 새 엄마, 새 아빠 사랑해요.

낳아준 엄마보다 새 엄마가 더 좋은 정인이,
다시 태어나더라도 아빠의 피를 물려받고 싶다는 다빈이.

 친아빠와 친엄마의 불화 속에서 원래 정인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한글조차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아빠의 재혼 상대로 선생님을 소원했던 정인, 재혼 후 새엄마 
윤 씨는 이런 정인이에게 한글부터 하나하나 가르쳤고, 처음엔 엄마라고 부를 수 없
었던 정인이도 엄마의 노력과 정성에 감동하여 윤씨를 이젠 엄마라고 부른다.
 
가정폭력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에 새 아빠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다빈이.
그러나 이제 다빈이는 때론 즐거운 친구 같고 때론 선생님 같으며 늘 곁에 있어주는 
새 아빠가 엄마보다 더 좋다. 
사실 다빈이에게 이런 믿음을 주기 위해 아빠 황석호씨는 한의사로서의 
일과 꿈을 모두 포기한 채 지난 6년간 아이들 곁에서 헌신을 해왔다.
그 마음에 아이들이 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결혼하는 4쌍 중 1쌍이 재혼. 재혼가정 역시 더 이상 낯선 가족
의 형태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금기시됐다고 할 만큼 재혼 가정을 다룬 다큐멘
터리는 드물었다. 그만큼 재혼으로 가족이 겪는 아픔과 상처가 크기 때문이었다. 
남의 둥지에서 자라야하는 새끼 뻐꾸기들처럼 새엄마, 새 아빠와 함께 하는 삶이지
만 누구보다 건강하고 명랑한 빈희네 4남매 이야기 휴먼다큐 2부작 <뻐꾸기 가족>
을 통해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