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5일 (일) / 제 41 회
[가족의 힘 - 새 아빠, 새 아들]
의정부의 한 낡은 여관방에는 진중이네 세 식구가 살고 있다.
올해 열여덟 살인 진중이와 엄마 애자(48)씨, 그리고 진중이의 새
아빠 야성(58)씨. 세 식구가 한 가족이 된 건 지난해 겨울이었다.
진중이가 4살이 되던 해, 집을 나간 친아빠, 그런 아빠를 대신해 지
난 14년간, 홀로 아들을 키워야 했던 엄마 애자씨는 2년 전 만난 야
성씨와 어렵게 재결합을 결정했고, 넉넉지 않은 형편으로 이들 가
족의 시작은 지금의 작은 여관방이었다.
그러나, 아들 진중이는 새로 꾸려진 가정을 벗어나려고만 하는
데...
집을 나간 친 아빠와 가정을 책임지느라, 늘 바쁘기만 했던 엄마,
그 사이에서 어린 진중이는 사춘기를 맞았고, 방황하기 시작한 것
이다.
처음 아빠와 대면하는 작년 겨울, 진중이는 집을 나갔고, 다시 엄
마와 새 아빠 품으로 돌아온 지 이제 3개월이 넘었다. 그러나 여전
히 진중이에겐 ‘아빠’라는 말은 어색하기만 하고, 집에 있는 시간보
다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한다.
그런 아들의 방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엄마, 아빠의 속은 까맣
게 타들어가고...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가족을 만들기까지 힘든 선택의 연속이
었던 새 아빠 야성씨. 아빠는 새 아들 진중이와 특별한 교감을 시
도하려한다. 아내와 함께 전국을 떠돌며 마술공연을 하고 있는 자
신의 생활을 아들과 함께 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젊은 시절, 자
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기 위해 시작한 마술사의 길.
그 시절, 아빠도 지금의 진중이와 똑같은 방황을 겪었던 것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세 사람이 하나가 된 지 1년...
겨울이 오기 전에, 아빠는 아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피를 나눈 부자지간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늦었지
만...
그렇기에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해야 하는 새 아빠와 새 아들. 그
리고 새 가족...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세 사람이 한 가족이 되기 위해 서로를 이
해하고 노력해 가는 진중이네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