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28일 (일) / 제 40 회

[축구소녀 조선화]

햇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에 짧은 스포츠머리, 무언가를 향해 돌진
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 이따금씩 말투에서 느껴지는 이북 사투
리. 축구선수 송종국을 제일 좋아하는 선화는 올해 13살 난 여자축
구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가 좋아서 같은 학교 축구부 선수인 오빠
를 따라 축구를 시작하게 된 선화. 남자 선수들 틈에서 악착같은 
몸싸움으로 중거리 슛을 펑펑 날리는 선화는 힘센 여장부다. 

선화의 고향은 함경북도 온성군. 두만강이 보이는 북녘 끝자락이
다. 4년 전 계속되는 생활고로 살기 어려워진 선화네 가족들은 고
향을 떠날 결심을 했다. 낯선 땅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선화네 가
족. 생활환경은 나아졌어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기만 한데. 가족
들의 생계문제로 생이별하게 된 아빠, 최근 들어 자주 몸이 아프
기 시작한 엄마. 그래도 축구선수를 꿈꾸는 두 아이의 밝고 씩씩
한 모습이 제일 큰 힘이 된다는 선화네 부모님들이다. 
요즘 선화는 아주 신이 나 있다. 며칠 뒤면 학교에서 가게 될 수학
여행.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는 여행이라 선화의 마음은 아주 부풀
어 있지만, 축구연습 시간만큼은 딴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공을 차
는 선화다.

운동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축구연습에 빠진 선화.
선화가 날리는 슛 하나 하나에는 가족들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과 언젠간 온 가족이 함께 살
게 될 그 날의 희망 모두 다 말이다.
오늘도 가족들의 꿈과 희망을 실은 선화의 슛은 힘차게 뻗어 나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