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 아줌마의 희망줍기.
깃발처럼 전봇대 위에 높이 달아놓은 ‘희망’이라는 간판. 
광주광역시, 남루하게 부서져가는 고물들이 쌓여있는 길모퉁이 고
물상이 바로 김예진씨 가족의 터전 ‘희망고물상’이다. 완도의 한 유
복한 가정에서 자란 예진(51)씨는 선을 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
다. 그러나 자동차 기술자라던 신랑은 허구헌날 술을 마시며 가정
은 등한시하는 한량. 할 수 없이 삼남매를 먹이고, 키우는 것은 모
두 예진씨의 몫이었다. 파출부에, 구슬 꿰기, 마늘까기.. 손을 놀
려 볼 새 없이 바쁘게 사는 사이 남편도 서서히 변해갔다.
그렇게 억척같이 모은 돈으로 5년전 세운 희망고물상. 이제 고물상
은 50대 부부가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버려진 고물들을 주우며 부
부가 꿈꿔온 건 삼남매 제대로 시집, 장가 보내기.. 이제 결혼을 앞
두고 있는 장성한 큰 딸을 보며 예진씨는 지나온 세월이 꿈만 같
다.
남의 집 살이를 하며 어렵게 살아왔던 지난 시절이 마음 아파 예진
씨는 고물을 주워오는 노인들에게 가장 후하게 값을 쳐주는 고물
상 주인으로 유명하다. 노인들의 고물을 받을 때는 물 한잔, 밥 한
끼라도 해 먹이며 절대 그냥 보내는 법이 없다. 
낡은 물건들을 주우며 소중히 키워온 작은 소망들.. 우리 이웃의 
소박한 행복을 만나본다.


윤숙씨의 키 작은 장승.
주말을 맞은 조용한 오후의 대학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
로잡은 것이 있으니 바로 조그만 크기의 미니 장승. 그러나  장승
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건 장승을 만든 주인공이 젊은 여
자, 게다가 그녀가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라는 사실이이었다. 진
정한 장인이 되고 싶다는 김윤숙씨(34)가 그 주인공.
대학교 1학년 때 추락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윤숙씨. 5년이란 세
월 동안 바깥 세상과 단절되어 있던 그녀에게 희망을 준 것은 재활
치료센터에서 배운 목공예 기술이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움직일 
수 있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쁨을 안겨
주었다.
힘들게 모은 250만원의 돈을 들고 감행한 가출. 인간답게 살고 싶
고,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던 윤숙씨가 부
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 생활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일산에 
<뭐 만들까 공방>이라는 어엿한 작업실도 갖추고 있을 정도가 되
었는데... 윤숙씨는 직접 깍은 장승 작품들로 장애인 미술 대전에
서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 다른 장
애인들에게 희망의 씨앗이고 싶었던 윤숙씨. 그녀의 키 작은 장승
은 세상을 향해 우뚝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