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현, 끝나지 않은 승부.
인천의 한 체육관.. 작고 다부진 몸, 날카로운 눈빛의 청년은 세계
챔피언을 꿈꾸며 오늘도 훈련에 여념이 없다. 2003년 1월 재소자
신분으로(당시 천안소년교도소 복역중) 당당히 ‘2003년 신인왕’에
올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박명현씨가 그 주인공. 고등학교시절
불량배들과의 싸움으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소년원에 수감
됐지만, 복역하는 내내 1급 모범수였던 명현씨다. 죄책감을 잊으려
고 시작했던 운동이 바로 권투. 땀을 흘리며, 지난 날의 잘못을 참
회하고 세상과의 한바탕 승부에 도전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처음
으로 아버지에게 선물을 드린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던 그는 출소
후에도 스스로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어머니가 10살 때 집을 나가고, 늘 혼자 떠돌던 명현씨.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설움이 컸지만 명현씨가 소년원에 있는 동안 부자는
진한 화해를 할 수 있었다. 지금 명현씨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도
역시 아버지. 인천 근교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는 요즘도 거의 매
일 인천 시내의 체육관을 찾으며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 암울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전과자에겐 여전히 냉혹한 세상의 시선들과 싸
워나가는 스물여섯 청년의 한판 승부를 따라가본다.
젊은 이장의 섬사랑.
서해...청명하고 푸른 섬이 있으니 ‘시도’라는 섬이다.
섬사람들은 시도를 달섬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엔 35세의 젋은 이
장님이 있다.
태어나서 줄 곧 이곳을 지킨 박수근씨의 섬사랑은 애잔할 정도다.
마을의 모든 행사에 발벗고 나서는 열정적인 이장님..3년전 이 섬
에 시집 온 부인 은미씨는(32세) 옷도 사고 머리도 영화도 보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기에 수월한 형편은 못되고, 요즘은 가까운 월
미도만 나가도 머리가 어질어질..이제 완전 섬아낙이 됐다는
데..500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있는 부모님들은 고향 황해도와 조
금 더 가까이 살고자 이 섬을 지키고 있다. 73살 정정한 노인은 아
들네 농사일에 잔소리가 많다. 매일 도와주려고 오는 아버지에게
미안함을 넘어서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제초제로 해결하려는 아들
에게 밭이랑을 밟아주고 인사하며 풀을 다스리라 하는데. 농대를
졸업한 그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농사에 있어 아버지
의 노하우는 아직 따라가기 힘들 정도,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회
관 건립, 땅 소송 등..문제도 발생하는데, 그 때마다 합리적으로 해
결하려는 젋은 이장과 웃어른들과의 심리전도 있다. 수근씨의 섬
사랑과 그 희망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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