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시네마 - 아빠의 빈자리.
21살의 박경은씨는 집안의 가장이다. 
지난해 4월, 병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몸이 약한 어머니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동생을 대신해, 가장이 된 것이다. 
대학교 2학년.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 경은씨는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편의점에 주말이면 
주유소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다. 일주일 내내 
학교와 일터를 오가며 지칠 만도 한데,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경은씨는 그때부터 억척스런 가장이 된 것이다. 
유달리 부부애가 좋았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몇 개월 간은 식음을
전폐하다가 두 남매의 모습에 다시 일어선 엄마는 
얼마 전부터 봉제공장에 취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은 이틀에 한번씩은 남편의 무덤을 찾는다는 형숙씨.
그때마다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는데... 
집안의 유일한 남자이자, 경은씨의 남동생 지호(17)는 요즘
사춘기다. 아버지를 잘 따랐던 지호, 
아버지가 없는 빈자리로 인해 방황을 하는데...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새벽이 되어야 
집으로 들어오고, 가족들과의 대화도 부쩍 줄어들었다. 
4월 마지막주 일요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된다. 
한 집안의 가장과 아버지, 그리고 남편을 잃은 세 식구..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며, 새로운 삶을 위해 일어서는 
경은씨네 가족을 취재해 본다. 


청년시대 - 스물 셋의 청춘 찬가.
인천의 먹자골목 끝. 작은 라면 가게엔 조금 별난 외모의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짧게 깎은 머리에 두꺼운 귀걸이.
힙합 차림을 하고 라면 그릇을 나르는 스물 셋의 청년,
박정무씨. 그는 얼마 전까지 하드코어 락밴드에서
드럼을 쳤던 드러머다. 락페스티발에서 수상도 하고,
클럽 공연을 통해 자신들만의 팬들도 가졌던 정무씨의 밴드가
멤버들의 군대문제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혼자가 된 정무씨. 그 또한 몇 달 후, 공익 근무 요원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던 정무씨.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며 겨우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정무씨는 얼마 전, 집안의 우환으로 학교마저 휴학을 한 상태. 
낮에는 라면 가게, 밤에는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런 정무씨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공익 요원 생활을 고향에서 하길 바라는 부모님, 
하지만 군산으로 내려가게 되면 2년 동안 
음악을 할 수 없게 되는 걸 잘 아는 정무씨는 
인천에 남기를 고집한다. 하지만 공익 생활을 하며 
생활비를 버는 것 또한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닌데... 
멋진 락스타를 꿈꾸는 정무씨를 통해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물 셋의 청년이
겪게 되는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담았다.

365일 따뜻한 세상 - ‘성정자’氏의 간병일기.
서울시 도봉구 방학 4동에 살고 있는 성정자씨.
정자씨는 오는 4월부터 무료 간병일을 시작한다. 
부정맥을 앓고 있는 남편과, 고혈압에 당뇨병인 시어머니를
10년째 돌보면서 정자씨는 무료 간병일을 자청했다. 
그런 정자씨가 4월부터는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환자를
간병하게 되는데... 100킬로그램이 넘는 육중한 몸과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세수조차 할 수 없는 환자... 
하지만, 재활훈련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는 그녀에게 
정자씨는 작은 힘이 되고 싶어한다. 
하루 12시간의 간병활동을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가는 곳이 있으니, 3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 댁이다. 
한달 간의 간병활동으로 인연을 맺게 된 정자씨와 할머니.
지난 3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정자씨는 할머니를
찾아 뵙는다는데... 나눔은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을 나눌 때
더 빛을 발한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정자씨의 간병일기를 취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