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시네마 - 어느 노점상 부부의 꿈.
서인권씨 가족의 아침은 분주하다. 정해진 자리가 없이 이불 노점
을 하기에 자리를 맡으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
작년까지만 해도 작은 가게라도 있었지만 장사가 안 되면서 사정
이 어려워지자 거리로 나와야 했던 것. 아침 일찍 물건을 떼야 하
고 여기 저기 눈치를 보며 자리를 잡아야 하고 단속이라도 뜨면 짐
을 싸야 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 인권씨는 일찌감치 서둘러 집
을 나서고 아내 김향숙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나오기
로 한다.
인권씨는 어렵게 어렵게 하루의 일터를 자리 잡고... 물건을 펼치
고 장사준비를 시작하는데 앞에 식당에서 나와 인권씨를 다그치는
데... 식당 사장의 허락으로 겨우 장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때까
지도 아내가 나오지 않자 인권씨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결국 인권씨는 늦게 나온 향숙씨에게 야단이다. 향숙씬 늦게 나온
것이 미안하지만 자꾸 야단하는 남편한테 서운하기만 한데... 이렇
게 거리로 나와 장사를 하면서 향숙씨가 더 속상한 건 아이들을 제
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다. 올해 대학생이 된 딸 민선이와 한
참 부모님의 손길이 필요한 중학생 아들 명재... 부모님이 미안해
하는 마음을 아는지 민선이와 명재는 뭐든지 알아서 척척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손님도 없고 장사가 안 되자 인권씨는 아침에 딸
이 건네 준 봉투를 꺼내 본다. 민선이가 아르바이트비를 받았다며
건넨 봉투다. 봉투를 여는 인권씨의 손이 조심스럽고... 열어보니
민선이가 아빠를 향한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쓴 편지다. 뜻밖의 편
지에 인권씨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스스로 용돈도 해결하고 불평
없이 성실히 사는 딸이 대견스럽기만 하고... 표현에 인색하고 항
상 힘들다고 짜증만 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민선이의 편지 덕분인지... 갑자기 손님들도 찾아오고... 향숙씨의
즉흥시가 라디오 방송도 타고... 인권씨와 향숙씨는 신바람이 난
다. 내친 김에 인권씨는 6개월만의 외식 자리를 마련하고... 어려
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불 노점상 가족을 만
나본다.
청년시대 - 기철씨의 외침! 희망!!.
소음으로 가득찬 봉제 공장. 시끄러운 소음에도 상관없이 일하는
한 청년. 작년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입사한 박기철(26)씨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이지만 기철씨의 일에 대한 열정
은 남다르다. 늦게 시작한 공부여서도 그렇고... 양복 디자이너를
꿈꾸기에 욕심은 더 크기 때문. 직장 선배들은 열심인 기철씨가 대
견한지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 챙긴다.
퇴근을 하고 기철씨가 하는 또 다른 공부. 아직 수화나 글쓰는게
서투르기에 열심히 말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14살이라는 늦
은 나이에 한글을 처음 접했기에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2시간이 넘게 예습, 복습을 해서 요즘 부쩍 실력이 늘
었단다.
힘든 한 주가 가고... 주말인 토요일, 기철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동생 영철(고3), 상철(고2)을 만나러 가기 때문... 삼형제는 만나자
마자 일을 꾸미기 시작하는데... 기철씨가 동대문 시장에서 사 온
원단으로 어머니의 옷을 만들어 드리기로 한 것이다. 기철씬 동생
들 앞에서 솜씨를 뽐내고... 삼형제는 손 발 척척 맞혀가며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드릴 봄치마를 만들어 뿌듯하기만 한데...
세상의 소리를 나눌 수 없는 장애를 가졌지만 당당하게 세상을 향
해 꿈을 키워가는 청년의 희망 이야기를 들어본다.
따뜻한 세상 - 헬프미 할머니의 봇짐 인생.
‘헬프미, 헬프미’ 어디선가 들리는 할머니의 목소리. 양손에 양말
봇짐을 가득히 들고 항상 걸어다니는 할머니, 바로 신초지(64)씨
다.
양말 행상을 하며 대전을 누빈지 40여년. 이제는 대전에서 할머니
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오랜 세월 양말 행
상을 했다고 유명해진 건 아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
짐없이 행상을 하며 번 돈을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면서 할머
니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 그걸 알기에 양말을 사주는
사람들도 기분 좋게 사줄 수 있고...
2000년 자궁암 판정을 받고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지만 이웃을 돕
는 할머니의 마음만큼은 변함없다. 할머니는 오랜만에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러 고아원으로 향한다. 할머니가 후원하는 김영숙
(15)과 육애련(11)을 만나고... 밝고 예쁘게 자라주는 아이들을 보
자 할머니는 친손녀를 만난 것처럼 좋기만 하다. 후원하는 아이들
뿐 아니라 모두가 사랑스러운 할머니는 고아원 아이들에게 한 움
큼 가득 양말을 선물하고...
자식 한 명 없이 평생을 어렵고 외롭게 살아 온 할머니지만 불우이
웃과 평생을 함께 하기에 행복한 할머니. 앞으로 생이 다하는 날
까지 봉사를 계속 할 거라는데... 항상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
한 할머니의 발걸음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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