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시네마 - 쉰 넷, 윤자씨의 봄.
올해로 쉰 셋인 김윤자씨는 새내기 대학생이다.
유난히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그녀는 딸이라는
이유로 중학교 졸업장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가정을 꾸리고, 두 남매를 낳아 모두 장성시킨 후,
3년 전, 그녀는 처음으로 고등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를 해도, 배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삶의 존재를 느낀다는 쉰 셋의 만학도 윤자씨.
하지만 그녀에게도 난관은 있었으니, 바로 영어다.
아무리 듣고 또 들어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영어 때문에,
윤자씨는 밥맛을 잃을 정도라는데...
그러나 그녀를 지원해 주는 든든한 후원자인 가족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예전 같으면, 물 한잔 떠먹는 것도, 아내의 손을 빌리던 남편
백우신(54)씨는 아내의 시간을 뺐지 않기 위해,
이제 아내를 위해 저녁상을 준비할 정도란다.
4월의 꽃향기 물씬 풍기는 대학 캠퍼스에서, 인생의 청춘을 만끽하
고 있는 쉰 셋의 청춘 김윤자씨의 따뜻한 봄날 이야기를 취재해 본
다.
청년시대 - 철가방을 든 대학생 - 스물 넷, 경민씨의.
광주광역시 한 중국음식점.
이 곳엔 조금 특별한 이력의 배달부가 있다.
전남대 국문과 휴학. 스물 넷, 백경민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경민씨는 문학도를 꿈꾸는 국문과 학생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집은 담보로 넘어가고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경민씨...
결국 기약 없는 휴학을 하고 중국집 배달부가 되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온갖 종류의 책을 읽어온 덕에
늘 박학다식하단 소리를 들어왔던 경민씨는 배달 일을 하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쉴 새없이 배달일을 하고 나면
몸은 녹초가 돼 버리지만 매일 저녁 한 칸 남짓한 고시원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잊지 않는데...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산업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려는
경민씨에겐 준비할 것이 너무나 많다. 2주일에 한 번,
휴일에는 학교 도서관을 찾아 못 다한 공부도 하고
중국집 배달부가 되며 자연스럽게 멀어져버린 선배들과
얘기를 나누며 재기의 꿈을 키운다.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고 힘차게 살아가
는 스물 넷, 백경민씨를 만나본다.
365일 따뜻한 세상 - 행복을 꿈꾸는 챔피언.
올해 스물 넷의 오창민씨는 합기도와 2종 격투기 강사로
일하고 있다.
체육관 한 켠에 마련된 쇼파에서 숙식하고 있는 창민씨는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고, 재혼을 한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새 아버지는 그를 거리로 내 몰았다.
그 해 창민씨의 나이 19살. 그때부터 창민씨는 친구 집과
선배의 자취방을 전전하며 생활해 왔다.
아직도 자신의 몸 하나 뉘일 보금자리조차 없지만,
그는 소년소녀 가장들과 천사원 아이들의 보호자를 자청했다.
한달 전부터는 체육관 수업이 없는 일요일에, 아이들을
체육관으로 초대해, 기초체력 훈련과 합기도를 가르친다.
지난 시절, 방황하던 자신을 지켜준 건 운동이었기에, 아이들
또한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삶의 힘겨운 고비를 넘고 있는 아이들이 행복을 꿈꿀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창민씨의 따뜻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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