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시네마 - 한 지붕 두 여자(女子) 이야기.
충남 논산. 사방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마을에는
50년이 넘게 함께 살고 있는 두 할머니가 있다.
스무 살에 시집온 큰할머니 상충영(94)씨는 아들 낳지 못했고,
종가의 대를 잇기 위해 작은할머니 신봉례(73)씨가 들어와 아들딸
모두 5남매를 낳았다.
그렇게 한 지붕 아래, 두 아내와 두 어머니의 삶은 시작된 것이다.
25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할머니 두 분만 생활하고 있으
며, 주말이면 아들네가 찾아오곤 한다.
장남 이야훈(45)씨 가족이 온다는 전화를 받으면, 큰할머니는 동
구 밖으로 나가, 시간이고 아들의 차를 기다리곤 한다.
아들이 오던, 그 날 밤 큰할머니는 갑자기 장 속에 넣어 두었던 영
정사진을 찾아 아들에게 건네준다. 너무 오래 사는 당신 때문에 몰
라보게 야윈 작은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라는 뜻이었다.
한 남자의 두 여자. 어찌보면 라이벌인 두 할머니는,
힘겨웠던 지난 세월을 보내며, 딸같이, 엄마같이 함께 늙어가고 있
다.
기이한 운명의 장난으로 한 가족이 되었고,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
서 긴 시간을 의지하고 살아온 두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본
다.
청년시대 - 서른 여섯, 포기는 없다! - 홍진씨의 취업.
올해 나이 서른 여섯. 친구들은 이미 결혼을 하고 직장에서도 안정
된 자리를 잡았지만 이홍진씨는 아직 취업준비생이다.
숭실대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이름 있는 기업에 취직해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던 홍진씨...
하지만 직장 내 패러 글라이딩 동호회에 가입해 비행을 하던 중,
추락으로 온 몸의 뼈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하고 난 뒤, 홍진씨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고, 고통 속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
해야 했다.
완전히 다시 조립되다시피 한 뼈 때문에 10분 이상을 걷지 못하지
만 기술이 없인 취업이 힘들다는 생각에 인천기능대학에 입학했
던 홍진씨...
인천기능대학을 졸업하고 전기 기술 자격증 다섯 개, 장애인 기능
대회 대상이란 이력을 갖고 있지만 일자리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50군데 이상 이력서를 내 면접을 본 곳은 한 군데 뿐이지만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홍진씨.
장애인이 되고 나서 장애인이 진정한 사회인으로 서기 위해 어떻
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홍진씨. 세상을 원망하기 이
전에 자신을 위해 먼저 노력해야 한다는 이홍진씨의 꺾이지 않는
취업 도전기를 함께 해 본다.
365일 따뜻한 세상 - 열일곱 세준이의 희망만들기.
경기도 성남시 서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강세준(17).
학교에서 야구부로 활동하며, 최고의 야구선수를 꿈꾸던 당찬 아
이 세준이는 지난 3월 자퇴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머니의 가출이라는 그리고 어려운
생활고 때문에, 세준이는 지난 4개월간 야구와 학업을 포기했었
다.
가장의 역할을 하느라, 학업은 물론 자신의 꿈인 야구선수마저 포
기해야 했다.
한달 20만원 가량의 월세를 내지 못해 월세방 마저 쫓겨날 처지에
있는 열 일곱 세준이. 그런 세준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친구들
이 지난 10일부터 작은 힘을 모으고 있다.
세준이의 단짝, 인혁이를 필두로 학생회 아이들은 각 반을 돌면서
친구의 딱한 소식을 전하고, 모금활동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모금활동이 학교 밖까지 알려지면서, 세준이를 돕
겠다는 손길이 밀려들었다.
다가오는 금요일, 세준이가 다시 학교로 돌아올 때, 친구들의 모금
함이 개봉되고, 그토록 하고 싶었던 야구부의 선수 생활도 다시 복
귀한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는 열 일곱 세준이...
그리고 친구를 위해 고사리 손을 한데 모아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현장을 취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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