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7일 (목) / 제100회
⊙2003-2005, 되돌아본 문화지형도
2003년 3월부터 2005년 7월까지 방영된 <[즐거운 문화읽기>를 되
돌아보면 21세기 한국 문화의 흐름이 보인다.
방송 초반기인 2003년 한창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던 디씨 인사
이드 폐인․블로그․귀여니 소설 등 각종 마니아 문화를 생산한 인터
넷 문화.“즐거운 문화읽기”는 이런 문화현상들을, 일방적으로 문화
를 즐기던 문화수용자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인터넷에
올리는 문화공급자의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읽었다. 이 현상을 단
적으로 보여주는 장르가 바로 인터넷 만화다. 만화가 강풀(강도영)
의 ‘순정만화’를 비롯한 인터넷 만화는 출판만화의 새로운 가능성
을 보여주었으며, B급 문화로 인식되던 만화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흐름인 ‘느림의 문화’. 인터넷․디지털
등 ‘빨리 빨리’를 외치는 속도의 시대, 보다 인간다운 삶을 찾는 느
림․웰빙 문화가 크게 확산되어 2005년에까지 중요한 문화 흐름을
이루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즐거운 문화읽기>는 도시를 벗어
나 자연으로, 흙으로 돌아간 사람들, 그 자연 속에서 예술과 문화
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꾼 이들을 많이 만나 보았다.
21세기 한국 현대 문화 지형도에서 <즐거운 문화읽기>가 가장 중
요하게 생각한 개념은 역시 “놀이”였다. 문화란 멀리 두고 바라보
며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보잘것없더라도 나 자신을 표
현하면서 즐기고 놀면서 찾아가는 것이라는 관점.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역시 ‘어떻게 놀 것인가’가 아닐까. <즐거운 문화읽
기> 100회를 맞아 ‘즐문의 시각으로 바라본 문화지형도’를 소개한
다.
⊙ 나를 즐겁게 하는 문화, 문화이야기
100회 특집의 주제인 “나를 즐겁게 하는 문화”에 대한 여러 문화
예술인들의 이야기. 그동안 <즐거운 문화읽기>에 출연했던 만화
가 박재동, 그룹 크라잉 넛, 영화감독 장준환, 언론인 유인경, 플래
쉬 애니메이션 그룹 오인용, 가수 김c, 가수 바비킴, 글그림 작가
백은하 등이 축하 메시지와 함께 ‘나를 즐겁게 하는 문화, 문화 이
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을 즐겁게 만드는 문화는 어떤 것일까? 우
리는 어떤 문화를 ‘즐거운 문화’라고 부르는 것일까?
⊙<즐거운 문화읽기>가 사랑한 문화인들 - 추모특집
<즐거운 문화읽기>는 100회를 만들어오면서 우리 시대의 명인들
에게도 경의를 표해왔다. 전통국악인 황병기, 시인 김지하, 전통무
용인 이매방, 소설가 박완서, 시인 김남조 등 원로 문화인들도 <
즐거운 문화읽기>에 기꺼이 출연해주셨는데 <즐거운 문화읽기>
는 이들 예술인들의 ‘젊은 예술정신’을 관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예술인 중에선 아쉽게도 우리 곁을 떠난 몇 분이
계신데, <즐거운 문화읽기>는 100회를 맞아 그들을 기억하는 자리
를 가지려 한다. 타악기 연주가 김대환, 만화가 고우영, 사진가 김
영갑. 이 세 분은 한결같이 ‘진정한 예술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예
술에 내어주는 것’이라는 진지한 가르침을 주셨다.
⊙ 우리를 즐겁게 하는 문화 - 스튜디오 토크
100회를 진행하는 동안 스튜디오에 많은 패널들이 출연했다. 두 차
례에 걸쳐 방송했던 미학자 진중권,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만화
가 황미나, <즐거운 문화읽기>에서 절대로 빼 놓아선 안 될 월간
미술 편집장 이건수와 함께 100회를 돌아보는 자리를 갖는다.
우리를 즐겁게 하는 문화는 과연 무엇인지, 스튜디오에 나온 MC
와 패널들이 자신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던 문화와 관련된 소품을
갖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즐거운 문화읽기>에서 특별한 문화밥
상도 마련했다. 색안경, 보자기, 꽃, 두루마리 휴지 등이 문화밥상
에 올려진다. 이 별난 물건들이 문화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100회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즐거운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