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8일 (목) / 제 91 회

⊙ 우리에게 음악은 놀이이자 삶이다~ 
- 자유분방 말달리는 ‘크라잉 넛’
 
'아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목청껏 소리 지르고 싶을 때, 머
리에 딱 스치는 노래가 있다. 바로 록그룹 ‘크라잉 넛’의 '말달리자
‘. ’밤이 깊었네‘ 에서부터 ’필살‘’고물라디오‘까지 상식을 거부하는 
튀는 가사와 주체할 수 없이 신나는 리듬으로 우리시대 젊은이들
을 대표하는 문화코드로 불리는데. 유치원 때부터 친구인 이들이 
‘크라잉 넛’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온 지도 어느덧 10년. 군대까
지 같이 가서 지겹도록 손발을 맞추다보니 호흡은 눈감고도 척척
이라고. 이들에게 음악은 노는 것이요, 삶은 파티란다. 그래서 재
미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노래하고 싶다는데... 폭발적 음악으
로 대중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크라잉 넛’, 어느덧 30대 아저씨
가 된 ‘크라잉 넛’을 만나보고 이들이 말하는 ‘음악과 놀이’는 무엇
인지 생각해본다.

⊙ 말놀이의 즐거움 <학교대사전> & <말놀이 동시집> 

말이나 글에 재미를 주어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언어유희’,‘말놀이’
는 문학․연극에서부터 최근 유행하는 개그프로그램까지 대중들에
게 끊임없이 사랑 받는 놀이다. 최근 출판계 주목을 끄는 <대한민
국 학교대사전>이란 책도 10대들의 말놀이를 이용한 것. ‘사면초
가 -주변의 애들이 모두 잠들어서 내가 선생의 눈에 잘 띄게 되는 
현상. 상전벽해- 자다가 눈을 떠보니 하교시간이 되었다.’ 등 우리 
나라의 교육현실을 유쾌하게 풍자․패러디 해 네티즌들의 폭발적 
사랑을 받아 책으로 출간된 것인데. 그런가 하면 시인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은 ‘말놀이’를 활용한 어린이 언어교육의 대안을 제
시한다. ‘라미 라미/ 맨드라미 / 라미 라미 / 쓰르라미 / 귀뚜라미 
우네’처럼 ‘라’로 시작되는 낱말을 모아 동시를 만든 것. 우리말의 
모음과 모음을 연결해 84편의 동시를 만든 것인데. 두운을 살린 글
을 소리내 읊었을 때 입안을 감싸 도는 맛이 살아야 비로소 시라 
할 수 있고, 이런 의미에서 시는 유희며 말놀이라는 것. 두 책의 저
자를 만나보고 말놀이의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본다. 

⊙ 일과 놀이는 하나다! 
- 인터넷 놀이문화를 이끄는 '풀빵닷컴'의 사람들

각종 게임기에서부터 비디오, 만화책, 과자까지 웬만한 카페 못지 
않게 잘 차려져 있는 서울의 한 그룹 휴게실. '잘 노는 사람이 일
도 잘 한다'는 'fun경영'의 하나로 직장 內 '놀이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이처럼 '일과 놀이', '노동과 유희'를 하나로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곳은 바로 
인터넷 사이트 회사들. <휴지의 시>, <엽기 홈쇼핑> <독도 연가
> 등 각종 패러디를 통해 네티즌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풀빵닷
컴'은 그야말로 '노는 게 일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들
의 주 업무는 '어떻게 하면 웃길까'를 고민하고 하루에 한 두 개씩 
새로운 웃음 콘텐츠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 사람을 즐겁
게 하는 게 좋아서 시작한 직업, 그들에겐 노는 게 곧 일인 셈이
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다. 스트레스 또한 웃음 동
영상 만드는 재주를 십분 발휘해 동료를 합성 또는 패러디 대상으
로 삼아 '사내 자체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데... 일과 놀이가 하
나인 '풀빵닷컴'의 사람들, '패러디'를 통해 네티즌들의 대변인 노
릇을 하고 웃음도 주는 인터넷 놀이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그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