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14일 (목) / 제 89 회
◎ 거울아 거울아, 나는 늙어서 무엇이 될까?
: 늙음과 젊음, 그 양면의 거울
청춘이던 시절엔 누구나, 나이 든 후 자신의 삶은 뭔가 특별한 것
이리라고 생각한다. 거리에서 만나는 중년과 노년의 어른들은 지
금의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시간은 누구에게나
잔인하도록 공평하다. 어느 날 갑자기 거울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나이든 모습에 낯설어 하는 것이 현실. 젊음이 바라보는 늙음, 늙
음이 바라보는 젊음(그들이 젊은 시절 생각했던 늙음)의 이미지 사
이에는 어떤 괴리가 있을까?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서 청춘과
나이 듦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본다. 한편 ‘86학번 김대리’와 ‘살찐
소파의 일기’ 연작 작품으로 유명한 박영균씨는 40대의 초반에서,
자본주의의 일상에 찌들어가는 청춘에 관심을 가져왔다. 허물어져
가는 젊은 시절의 꿈, 일상에 길들여져 가는 중년의 몸에 관한 그
의 작품은 중년 이후 세대에게서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박영균 작
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 중년의 이미지를 찾아본다.
◎ "책을 읽고 나를 읽자"`- 중년을 준비하는 책읽기
어느새 우리 사회는 젊음이 지상의 가치가 되어버렸다. 반면 늙음
은 피하거나 두려워할 대상이 된 감이 있다. 고령화 사회를 준비해
야 한다는 외침도 그 바탕엔 늙음에 대한 공포심을 깔고 있는 듯하
다. '중년의 재구성' 특집을 맞아, 책을 읽고 나를 읽으며 나이 듦
을 준비해보자. 중년이 되기 전 가지면 좋을 바람직한 독서 습관
다섯가지를 제시한다.
1. 제목만 알던 고전을 정말로 읽어보자
2. 이미 읽은 책을 거듭해서 읽어본다
3. 아내와 남편이 함께 책을 읽어 보자
4. 아들딸의 서가에서 책을 꺼내 보자
5. 시는 사춘기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상의 다섯가지 습관을 소개하면서, 읽은 책을 거듭해서 읽고 20
여년간 독서 일기를 써온 회사원 권광영씨, 직장인으로서 일상을
꾸려가면서 시를 읽고 쓰는 이문재 시인을 함께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 그리하여 봄날 같은 내 나이 예순 -작가 최일옥씨와의 만남
1946년생, 올해 우리 나이로 예순이 되는 최일옥씨. 기자로 활동하
다가 입사 동기인 남편과 결혼한 후 은근히 퇴사를 종용하는 사내
분위기 때문에 전업주부가 되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살았다. 나이
마흔에 문화센터에서 소설작법을 수강해서 소설가가 되고 이후
겁 없이 출판사, 잡지사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는 칠년
전 위암으로 위를 전부 절제해야 했다. 암 말고도 그는 심혈관 확
장 수술, 자궁 절제 수술,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등으로 평생 통
증과 싸워왔다. 그런 가운데서도 인생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느
끼려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최일옥씨. 위 절제 수술 후 육년전 용
인의 산 속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그는 자연과 인생을 새롭게 배웠
다고 한다. 예순의 나이를 맞아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서 배
운 여러 가지 느낌을 소박하게 옮겨 담은 책을 낸 그는, 이 책이 자
신의 70대를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열심히 살다 보니 어
느덧 예순. 그에게서 들어보는, 나이 들어가는 여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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