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4일 (목) / 제 86 회

◎ 김문호 촌장과 월선리 이야기 

전남 무안에 위치한 마을, 월선리. 달 월(月)에, 신선 선(仙)자를 
쓰는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곳은 외지에서 한 명씩 모이기 시작
한 예술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어우러져 함께 무릉도원을 꿈꾸는 
마을. ‘예술촌’으로 마을을 가꾸기 시작한 것은 16년 전, 도예가 김
문호 촌장이 이곳으로 들어오면서부터다. 이곳 월선리는 명당으
로 소문이 나 마을의 많은 곳에 외지인의 장묘가 자리잡고 있었
다. 이곳에 예술인들이 들어와 외지인의 묘를 쓰지 말자고 주장하
고 복숭아나무를 심으면서 기존 주민과 마찰을 빚게 되었다. 하지
만 시간이 흐른 최근에 와선 결국 마을 가꾸기가 마을 전체를 위
한 것임을 깨닫게 된 주민들이 점점 예술인들과 가까워지고, 월선
리의 상황은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이 모두 모여 마을 청
소를 하는가 하면, 복숭아꽃․살구꽃이 피는 봄에 마을 잔치를 열
기도 한다. 흙집이나 한옥을 짓고 사는 열여섯 가구의 예술인들은 
마을 사람과 화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독특한 
철학으로 무릉도원을 만들어가는 김문호 촌장을 만나 5월에 열릴 
무안분청모듬전 얘기와 봄맞이 준비 소식을 들어본다.   

◎ 월선리 이야기 2
- 윤숙정 선생의 차와 흙 이야기, 박인수 훈장의 삶 이야기

월선리 예술촌에는 도예,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을 하는 예술인
들이 모여 산다. 그 중 동화적이면서도 개성 넘치는 작품을 하는 
도예가 윤숙정씨. 그녀가 살고 있는 ‘월인산방’은 예쁜 내부와 사시
사철 꽃이 피는 뜰로 이 마을에서 유명하다. 시골 작업실을 구하
다 들른 월선리, 외양간이 있는 전형적 농가였던 지금의 작업실에 
처음 왔을 때 툇마루에서 바라본 풍경이 너무나 평화로워 월선리
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그녀는 월선리의 차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 
계절이면 매화꽃을 띄운 향기로운 차로 손님을 맞아주는 도예가 
윤숙정씨에게서 차와 예술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편, 월선리에
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훈장 박인수씨다. 상투를 틀고 한복을 
입은 외양과 달리 커피를 즐겨 마시고 컴퓨터를 하는 자칭 ‘21세기
형 훈장’인 박인수씨. 월남 참전 해병대 출신이라는 이력 또한 이
채로운데. 당구(堂狗)라는 이름의 서당 개에게 삼강오륜을 깨우치
게 한 실력파 훈장이다.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한문과 예의 범절을 
지도하는 그는 사실 남종화를 연구하는 예술가. 보면 월선리 곳곳
에 있는 범상치 않은 전각이 모두 그의 솜씨이다. 글씨를 담은 전
각이며 부채를 마을 사람들과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그의 넉넉한 
예술관은, 남종화 본연의 가치관을 느끼게 해준다. 박인수 훈장이 
부채에 여유를 담아 그리는 시서화 그리고 해학과 개성이 녹아 있
는 그의 생활공간을 엿본다.   	

◎ 월선리 이야기 3- 삶 속으로 들어간 예술, 예술이 된 삶

촌장 김문호씨가 월선리로 들어온 지 16년. 그동안 월선리에는 많
은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몇 년 간 마을 만들기의 방향에 대해 예
술가들과 마을 사람들이 겪었던 갈등의 골은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월선리 사람들’이라는 전시회에서는 조각보와 짚신 등 동네 
주민들이 만든 소박한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고, 예술과 환경에 대
한 마을 사람들의 인식 또한 조금씩 변화되어 갔다. 필요에 의해 
만든 생활용품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 16년간 
마을 사람 모두가 노력한 결과다. 처음 월선리에 들어와 양옥집을 
지었던 조각가 양공육씨는 새삼 흙집을 짓는 중인데. 그는 이 집 
자체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함께 모여 나무를 심고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월선리 사람들의 변화된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