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7일 (목) / 제 85 회

◎ 만화가 장차현실의 동거가족 이야기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 <마님 난봉가> 등 ‘장애’와 ‘여
성’을 화두로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 장차현실씨.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와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새로운 동거인이 생겼
다. 장애인 다큐멘터리 영화를 작업하는 영화감독 서동일씨. 장차
현실씨와 딸 은혜를 촬영하러 왔다가 그대로 이 집에 눌러앉게 되
었다는데... 한옥을 개조해 만든 작업실과 살림집에서 둘은 각자 
만화를 그리고 영화를 만든다. 장애가족의 삶을 다룬 만화 ‘세상이
야기’의 연재와 함께 매주 2, 3개씩 밀려드는 청탁 글 때문에 새벽 
4, 5시까지 마감에 쫓기는 장차현실씨. 한편, 서동일씨는 ‘장애인
의 성’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핑크 팰리스’를 만들어 ‘전주
국제 영화제’에 출품한 상태다. 그렇게 생활한지 어느덧 1년. 다가
오는 5월이면 은혜에게도 동생이 생긴다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거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 엑스레이 꽃, 쇳가루 풍경 - 동양화가 한기창 · 김종구

그동안 동양화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계속 질문을 던져온 즐
거운 문화읽기. 이번에는 동양화의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작가 한기창(39)은 1992년 겪은 대형 교통사고 이후 엑스선 사진
을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상처와 죽음을 
떠올리게 만드는 엑스선 사진과, 치유와 생명을 상징하는 꽃의 만
남. 그 외에도 압박붕대와 스킨 스테이플러 등 의료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쳐 최근 가장 주목받는 동양화가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한편 김종구 작가는 현대문명의 상징인 쇳가루와 비디
오 영상을 써서 풍경을 구현한다. 거대한 화폭에 쇳가루로 쓴 글씨
와 그림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흘러내리면서 소멸과 시간성을 
시사한다. 두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 동양화의 정체성에 대한 근
본적인 고민과 질문을 들어봄으로써, 전통의 참 의미에 대해 생각
하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