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17일 (목) / 제 81 회

◎ 만화는 예술이다! 만화가 오세영, 한국 단편 소설을 만나다

만화는 예술이 될 수 있는가? 단편집 <부자의 그림일기> 하나로 
만화에 대한 편견을 벗어 던진 리얼리즘 만화가 오세영. 가장 한국
적인 화풍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개척하는 만화가인 그가 단
편 소설들을 만화로 옮긴 <오세영, 한국 단편 소설과 만남>을 들
고 오랜만에 독자들을 찾아왔다. 김만선, 김사량, 박태원 등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이면서도 월북했다는 이유로 그
동안 다뤄지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펜과 붓으로 살려낸 것. 그
의 펜 끝이 보듬은 현실은 한국의 현대사가 남긴 가난과 무지, 소
외와 갈등 같은 것들이기에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
다. 어릴 적부터 보고자란 것이 가난한 서민들의 일상이요, 근현대
사를 가장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자신이라 생각해 계
속 50년 전, 100년 전 서민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라고. 최근 소
설 토지를 만화화 하는 작업에 여념이 없는 만화가 오세영의 화실
을 들여다본다. 

◎ 40년 풍상이 빚어낸 신비로운 오죽공예 - 윤병훈 명장 

까마귀를 닮은 검은 대나무, 오죽으로 생활용품과 고급 가구를 만
드는 장인이 있다. 세계 유일의 오죽 공예인 윤병훈 선생(71). 오죽
의 분포를 살피기 위해 전국을 다섯 번이나 돌았다는 그가 얇은 대
나무를 이어 붙여 만든 서랍장, 문갑, 장, 함 등은 빛의 반사에 따
라 여러 문양을 만들어내는 ‘기하화법’이 특징이다. 1994년 태국왕
실 초청 아시아 죽제품 전시회에 출품된 그의 작품은 ‘오죽신품’이
라는 찬사를 받으며 우리나라 죽장 공예의 독창성을 세계에 알렸
는데. 1995년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칭호를 받고 이듬해 인간문화
재의 반열에 오른 그의 작품은 현재 영국 대영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오죽공예로 외길 인생을 걸어온 지 40 여 년, 2002년 
‘죽제품의 제작방법’에 관한 특허를 획득하기에 이른다. 혼이 깃든 
죽장 공예품을 만드느라 열 손가락이 모두 휘고, 척추까지 굽어 
몇 걸음 옮기기도 버겁다는 윤병훈 명장. 그가 들려주는 우리 문화
의 숨결에 귀기울여본다.    

◎ 예술인 포장마차 들어보셨나요?

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시 낭송이 울려 퍼지는 포장마차를 본 적 있
는가? 때로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공연 장소가 되고, 때로는 한국사
회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일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그런 포장마차. 왠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 홍대 앞 
‘걷고싶은 거리’에 들어선다. 이름하여 ‘예술 포장마차‘. 만들게 된 
이유인즉, 첫째, 예술가들-특히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빌리기가 쉽
지 않은-에게 창작행위의 공간을 제공하고, 둘째, 그들이 부담 없
이 만나서 교류하고 담론을 형성하게 하며, 셋째, 시민들과 예술가
들이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한다. ’예술 포장마차‘는 예술인들
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예술운동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서 개업한 것인데. 실내 미술관, 공연장 같은 막힌 공간을 벗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는 젊은 예술가들. 
그들의 힘찬 도약을 찾아가 본다.